[엑스포츠뉴스 유은영 기자] '방구석1열'이 뇌를 소재로 한 두 작품을 비교했다.
19일 방송된 JTBC '방구석1열'에 민규동 감독과 장동선 박사, 송형석 박사가 게스트로 참석했다. 세 사람은 MC들과 함께 영화 '이터널 선샤인'과 '리미트리스'를 살펴볼 예정이었다.
이날 민규동 감독은 "두 영화는 공통점이 없어 보이지만 인간이 아직 제대로 알지 못하는 미지의 영화라는 점에서 자매 영화라고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박사는 정신과 의사로서 두 작품을 어떻게 봤냐는 질문을 받았다. 송 박사는 "'이터널 선샤인'은 굉장히 좋아하는 영화다. 신기한 인연이 있다. 제가 이번에 책을 쓰면서 이상하게 6, 7년 만에 '이터널 선샤인'이 너무 보고 싶더라. 그래서 보는데 제가 책에 적었던 이야기가 영화에 나오더라. 내 기억 속에 깊게 각인돼 있었던 거다"라고 말했다.
첫 번째로 영화 '이터널 선샤인'을 살폈다. '이터널 선샤인'은 헤어진 연인에 대한 기억을 지우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와 관련 송 박사는 "실제로 비슷한 게 있다. 상처가 깊은 사람들을 정신의학적 치료를 해주면 기억 상실 과정이 더 빨라진다"고 말했다.
이원석 감독은 여자 주인공 클레멘타인의 머리색에 대한 설명도 더했다. 이 감독은 "머리 색에 뜻이 있다. 계절을 뜻한다. 초록색은 봄처럼 피어나기 시작하는 것이다. 빨강은 여름처럼 뜨겁게 타오르는 사랑. 옅어진 빨강은 가을. 마지막 겨울은 파랑과 초록의 머리색이다. 겨울처럼 얼어붙었다가 봄처럼 다시 시작하는 사랑"이라고 설명했다.
장동선 박사는 극 중 주인공들이 기억을 지운 뒤에도 또 다시 같은 사랑을 택하는 것과 관련 "생각이나 기억보다 내가 처한 환경이 더 중요할 수 있다. 환경이 변하지 않는다면 같은 선택을 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기억을 지우는 게 가능할까에 대한 질문에 장 박사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기억을 조작하거나 덮어씌우는 것은 가능하다"면서 2차 세계대전 당시 노인들의 기억이 덮어씌워 졌던 것을 예로 들었다.
장도연은 "헤어질 때 이런 사람 안 만날 거야 하는데 다음에 굉장히 비슷한 사람을 만나는 경우가 많다"고 물었다. 이에 장 박사는 "과학자들 사이에서 논란이 많다. 진화생물학적 의견은 몸에서 정해져 있다는 거다. 유전자와 비슷하지 않은 사람의 체취와 냄새에 본능적으로 끌린다고 한다"고 했다.
이어 "발달심리학적 의견은 비언어적으로 사람들이 신호를 많이 받는다. 눈빛 표정 움직임 등의 정보는 사람의 상태 성격 호르몬 등을 알려주는 신호로 작용한다. 과거에 좋은 기억을 줬던 사람과 비슷한 느낌의 사람에게 끌린다는 거다"라고 말했다.
영화의 결말에 대해서 윤종신은 "공감을 얻기 위해 상업적인 선택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송 박사는 "사랑은 영원하다는 것으로 읽히잖나. 사실은 그런 의도가 아닌 영화다. 저 여자와 저 남자는 아주 전형적인 유형을 대변한다. 우리 인간은 계속 저 커플처럼 살 거다. 저들은 조만간 다시 헤어질 거다. 그리고 비슷한 남자와 사귈 것 같다"고 말했다.
두 번째로 영화 '리미트리스'를 살폈다. 단 한 줄도 못 쓰던 작가가 알약 하나로 각성하는 이야기를 다뤘다. 송 박사는 "평소에는 사람의 눈은 살짝 감겨 있다. 조증은 안구를 활짝 열고 입꼬리는 광대까지 올라온다. 말이 많아지고 행동이 과격해진다. 의욕 과다로 일을 많이 벌인다. 주인공 에디도 약을 먹고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고 말했다.
송 박사는 또 "실제로 스마트 약물이 있다. 그게 바로 커피다. 각성 효과를 주는 카페인이다. 저도 커피 안 마시면 일 시작 안 한다"며 "정신과에서 다루는 약물을 크게 분류하면 항우울제 등이 있다. 스마트 약물의 핵심이 되는 자극제다. 또 집중력장애 치료제다. 항우울제는 문제 원인 해결을 하고 인지 기능이 상승한다. 그건 원래의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뿐이다. 원래 가능한 앤데 거기까지 만들어주는 거다. 그걸 오버해서 더 하게 만들면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집중력장애 치료제는 집중력을 올린다. 이건 전두엽을 자극한다. 전두엽은 이성을 담당한다. 계획을 잡아주니까 집중력과 자기 통제 능력을 높인다. 그렇게 하면 원래 가진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게 된다"면서 "정상인에게도 약의 효과는 나타난다. 하지만 부작용이 따른다. 원래 산만하면 다른 사람 신경 안 쓴다. 집중력장애 치료약을 먹으면 다른 사람 눈치를 보며 피해의식이 생기고 예민, 불안한 감정 상태가 지속된다. 공부 잘하라고 쓰는 약이 아니다. 그런데 공부하라고 쓰면 집중력 높은 공부 기계가 되는 거다. 의사가 적당량을 적당히 처방해야 한다. 원한다고 주거나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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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영 기자 y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