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뉴스룸' 전도연이 영화 '생일'에 출연한 소회를 밝혔다.
15일 방송된 JTBC '뉴스룸' 문화초대석 코너에는 영화 '생일'의 주연 배우 전도연이 출연했다.
지난 3일 개봉한 영화 '생일'은 2014년 4월 16일 세상을 떠난 아들의 생일날, 남겨진 이들이 서로가 간직한 기억을 함께 나누는 이야기다. 설경구가 가족에 대한 미안함을 안고 살아가는 아빠 정일 역을, 전도연은 떠나간 아들에 대한 그리움을 안고 살아가는 엄마 순남 역을 맡았다.
손석희 앵커는 "이 세상에 배우는 왜 존재해야 하는가라는 생각을 했다. 배우가 존재해서 다행이라는 생각을 했고 특히 영화를 보고 나서는 이 배우가 전도연이어서 안심했다. 전도연이라는 배우를 당분간은 수호의 엄마로 영화 속에 남겼으면 하는 생각도 들어 모시는 게 맞는지 고민도 했다. 이 자리에 나올 때까지 꺼려했다고 들었다. 다른 인터뷰도 꺼려한다고 들었다. 나와 같은 생각인가"라고 말문을 열었다.
전도연은 "같은 생각일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지금 이 자리도 그렇고 그 전에 인터뷰도 그렇고 굉장히 조심스럽고 어렵기는 했다. '생일'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쉬운 이야기가 아니어서 조금 더 조심하고 신중하게 선별해서 잘 인터뷰를 하고 싶었다"고 털어놓았다.
손석희 앵커는 "영화를 택할 때도 결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무엇이 가장 걱정스러웠냐"고 물었다. 전도연은 "너무 큰 슬픔을 대변할 자신이 없었다. 또 하나는 밀양이라는 작품으로 아이를 잃은 엄마 역을 했기 때문에 고사했다. 그게 표면적으로는 거절했다고 하지만, 대본을 읽고서는 마음에서 이 작품을 놓지 못했다. 두번을 고사한 뒤에 마음을 바꿔 결정했다. 지금은 전혀 후회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작품을 하게 돼 다행이고 감사하다"고 이야기했다.
전도연은 "촬영이 지난해 7월에 끝났다"며 "후련하기도 했고 섭섭하기도 했다. 잠시 잊고 싶었다. 촬영을 하는 동안 매신 하나하나가 쉽지 않았다. '생일'에 대해 잊고 있었고 잊으려 했고 다음 작품을 준비하기도 했다. '생일'이 개봉한다고 했을 때 작품을 보고 싶어 미리 봤다. 다시 촬영한 기억과 내가 이 작품을 선택한 기억을 떠올렸다"고 말했다.
손석희 앵커는 "많은 사람들이 보고 싶어하면서도 안 보고 싶어할 것 같다"고 질문했다.
전도연은 "세월호에 대한 기억과 상처가 너무 아파서 두려워하지 않나 한다. 나부터도 그랬다. 두려워하는 것 같다. 그 상처가 또 다시 아파질까봐. 예전의 상처를 들춰내 다시 아프자고 만든 이야기였으면 나도 선택하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그분들의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앞으로 살아갈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여서 선택했다. '생일'이 말하는 이야기가 그런 이야기라고 생각해 많은 분들이 봐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다른 유가족과 어울리지 못하는 순남 캐릭터에 대해서는 "촬영을 하면서 순남의 마음을 조금씩 알게 됐다. 순남 입장에서는 아들을 마음에서 떠나보내지 못하고 현실을 부정하고 외면하고 나와 다름을 인정하지 못한 것 같다. 감독님이 객관적으로 상황을 만들고 싶어 한 것 같다. 나도 거기에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가족을 바라보는 시선, 오해, 편견 등 모든 것들이 영화에서 담담하게 그려졌다. 그런 모습들이 이웃들을 통해 보이고 있다. 옆집 엄마의 모습은, 감독님은 누군가가 손잡아주길 바라는 모습을 그리고 싶었던 것 같다. 아파트가 떠내려가게 우는 순남의 감정이 명확해 부담스러웠고 오래 울었어야 했는데 옆집 엄마가 안아주는 신이 있어 감정적으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고백했다.
전도연은 촬영이 끝난 뒤에야 유가족을 만난 이유로 "그분들을 직접 만난 게 두려웠다. 시나리오를 읽고서도 슬픔이 컸다. 내가 감당하지 못할 것 같았다. 감독님의 이야기대로 순남을 담담하게 연기하고 싶었는데 감정적으로 빠질까봐 한발자국 물러서긴 했다"고 말했다.
18년 만에 호흡한 설경구, 아역 김보민도 언급했다.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가 됐다. 스태프, 모든 배우들이 서로를 의지하고 기다려주면서 촬영했다. 김보민은 단편 영화에서 딸로 나왔다. 같이 연기하면서 놀랐는데 마침 '생일'에서 딸 역할이라고 해서 다행이었다. 아이의 감정이 순수하지 않나. 감독님이 대본을 읽지 말라고 요청했다. 매 신을 찍을 때마다 느껴지는 감정이 그대로 담겼다"며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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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