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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내편' 박성훈 "장고래로 개명하란 반응도…인생캐 만났죠"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19.03.24 15:06

김주애 기자

[엑스포츠뉴스 김주애 기자] 배우 박성훈이 '하나뿐인 내 편'의 장고래로 지냈던 지난 7개월을 돌아봤다.

박성훈은 최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하나뿐인 내편'에서 어린 시절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와 여동생을 보살피며 실아온 장남 장고래를 연기했다. 최고의 아들이자, 오빠 그리고 최고의 남편감으로 그려졌다.

지난해 9월 첫 방송을 시작해 결방과 연장까지 촬영 기간이 유달리 더 길었던 '하나뿐인 내편'은 최고 시청률 49.4%를 기록하며 큰 사랑을 받았다. 박성훈은 "장기간 촬영하다보니 어떤 순간에는 다들 정말 가족처럼 느껴졌다. 막상 끝낼 생각을 하니 다른 작품에 비해 아쉬움이 크다"고 종영 소감을 말했다.

극중 장고래는 독신주의로 사다가 김미란(나혜미 분)을 만나 사랑에 빠지고, 결혼을 하게 된다. 긴 시간 로맨스로 호흡을 맞춘 나혜미에 대해서는 "촬영하는 내내 마음이 잘 맞았다. 영혼이 맑고 순수한 친구고, 배려심이 깊었다. 대화를 나눌 때도 편안했고 내 이야기를 귀담아 들으려고 노력하더라. 오랜만에 복귀하는 작품이라 그런지 성실하고 열정적으로 작품에 임해줘서 오빠로서 예뻐보였다"고 평했다.

드라마 안의 김미란, 그리고 김미란을 연기한 나혜미 모두에게 매력을 느꼈다는 그에게 나혜미가 기혼자임을 다시 한 번 말하자 "이제는 그녀를 지워야 할 시간"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마지막회 도란-미란 부부는 아들을 출산하며 해피엔딩을 그렸는데, 출산 과정 중 고래가 미란에게 머리를 잡아 뜯기는 모습이 발랄하게 그려지며 웃음을 안겼다. 그러나 박성훈은 부부의 결말이 "조금 아쉽다"며 "전반적으로는 작품의 의도대로 잘 마무리 됐지만, 미란이가 아나운서가 되는 걸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물론 새로운 생명도 소중하고 좋지만, 공부를 하고 있는 미란이를 붙잡고 아이를 갖고 싶다고 하는 고래를 보며 마음이 편치 않았다. 요즘 경력 단절, 출산 휴가 문제가 이슈지 않나. 출산으로 인해 미란이의 꿈이 미뤄지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했다"고 이야기했다.

만나보니 고래보다 더 진중한 박성훈, 장고래를 연기하며 '국민사위'라는 별명도 얻었떤 그는 "국민 사위라고 불려도 되는지 잘 모르겠다. 소수의 분이라도 그렇게 불러주시는 분이 있다면 영광으로 생각한다. 내가 아는 '국민' 타이틀을 가지신 분은 국민 여동생 임예진 이런 분들이다. 나는 아직 갈길이 멀다"며 쑥스러워했다.

박성훈은 장고래가 국민 사위가 될 수 있었던 건 작가의 글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김사경 작가에게는 그가 쓴 장고래를 매력적으로 표현한 박성훈이 고맙게 느껴졌을 터. 그는 "종방연에서 작가님이 '고래 잘해줘서 고맙다'며 사진을 찍자고 하셨는데 감사했다. 작가님이 이번 작품이 끝나는게 유독 아쉬운 작품이라고 하셨는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박성훈이 꼽은 명장면은 트라우마를 이겨내고, 미란이와 결혼을 결심한 뒤 포옹을 나누며 사랑을 확인했던 장면. 그는 미란이와 고래가 결혼하게 된 전환점이 되는 가장 중요한 장면이었다. 감정적으로 준비하기도 쉽지 않았고, 촬영 날이 지난 겨울 중 가장 추웠던 날이었다. 새벽에 첫 신이었는데 굉장히 추웠다.그래도 큰 어려움 없이 신을 완성한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고, 제일 기억에 남는다. 그런데 미란이가 '해피투게더4'에서 콧물을 언급한 뒤 이제 그 장면을 떠올리면 콧물만 생각난다"고 말해 웃음을 안겼다.

장고래는 극 후반부 간경화 말기로 시한부 판정을 받으며 이야기 전개의 중심에 섰다. 그는 "처음 시놉시스를 읽을 때는 그런 설정이 없어서, 아프기 직전에 알아서 놀랐다. 공교롭게도 타드라마에서 간을 다루고 있었고, 내가 환자 연기를 하는게 실제 간 질환을 앓고 계신 분들에게 실례가 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조심스러웠다"며 당시의 심경을 밝혔다.

그러나 고래가 아프며, 그에게 간을 누가 주냐가 세간의 관심사가 되어 '하나뿐인  내 편' 후반부 시청률 상승에도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KBS 주말극에 실패는 없다고 하지만, '하나뿐인 내 편'의 성공은 요 근래 찾아볼 수 없는 기록이었다. 이로 인해 박성훈의 인지도도 높아졌다. 가까이는 부모님부터, 멀리는 지나가다 만난 사람들에게서까지 그는 요즘의 인기를 실감하고 있다.

"요즘은 '고래다'하고 알아봐주시는 분들이 많다. 식당같은 곳에 가면 서비스도 많이 주셔서 죄송한 마음도 많이 든다. 어머니도 좋아해주신다. 어머니 주변 분들이 방송을 많이 보시니까 나보다도 더 체감을 더 많이 하시는 것 같다. 지난 시상식에서 수상소감 중 부모님을 빼먹었는데, 그 뒤로 기회가 될 때마다 부모님께 감사함을 언급하는데 그 족족 편집되더라. 다음에 또 시상식에 갈 기회가 생기면 꼭 언급하고 싶다."

아직은 박성훈보다 '장고래'라는 말로 더 많이 불린다는 그는 "고래로 개명하라는 댓글도 있더라"며 현재의 폭발적인 반응을 함축해서 설명했다. 이처럼 인생캐릭터가 된 장고래를 뒤로 하고, 다음 작품을 만날 준비를 하고 있는 그는 "차기작에서는 고래랑 상반되는 역을 해보고 싶다. 무게감 있는 장르물에서 악역을 맡아보는 것도 시청자분들이 보기에 재미있지 않을까"라며 기대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매번 비슷한 생각이지만, 앞으로 또 새로운 작품을 만날 거고, 거기서 또 새로운 모습을 잘 보여줘야겠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산다. 장황한 목표는 없는 편이다. 연극, 영화, 방송 등 다양한 미래를 고려중이다. 한가지 개인적인 목표가 있다면 키우는 강아지가 오랜 시간 넓게 뛰어 놀며 볕을 쐴 수 있는 곳으로 이사를 가고 싶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한편 지난해 영화 '곤지암' 성공부터 '흑기사', '하나뿐인 내편'으로 KBS 연기대상 신인상까지 받으며 승승장구중인 그는 곧 최민식, 한석규 등과 함께 출연한 영화 '천문:하늘에 묻는다'에서 세자 이향(문종) 역으로 관객을 만난다.

savannah14@xportsnews.com / 사진 = BH 엔터테인먼트

김주애 기자 savannah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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