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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자' 안도 미키, 일본에서 인정받지 못하는 이유

기사입력 2009.12.04 09:50 / 기사수정 2009.12.04 09:50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안도 미키는 왜 아사다 마오 만큼 일본에서 인정받지 못할까.

실력에서 아사다 마오보다 뒤처진다는 평가는 타당해 보이지만, 2007 세계선수권 대회에서 우승하는 등, 안도 미키도 뛰어난 피겨 선수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럼에도, 실력에 비해 왠지 자국에서 관심을 못 받는 느낌이 든다.

안도 미키의 과거에는 아픈 기억이 자리 잡고 있다. 안도 미키의 자국 내 인지도가 낮은 이유를, 과거의 일본내 뉴스와 인터뷰, 게시판 반응 등을 통해 조사해 보았다.

이토 미도리가 트리플 악셀을 성공하며 세계선수권에서 우승했던 감동을 일본인들은 잊지 못한다. 

비록 올림픽에서는 은메달에 그쳤지만, 일본 최초로 서양인들을 제치고 세계 정상의 자리에 오른 이토 미도리. 우리가 김연아라는 선수 한 명으로 인해  피겨라는 스포츠로 감동을 느낄 수 있게 된 것처럼, 이토 미도리 역시 일본에서 소중한 존재였을 것이다.

그 이토 미도리의 주특기는 트리플 악셀이었다. 여자 선수 중 최초이자 가장 완벽한 트리플 악셀 을 구사하는 이토 미도리는 실로 대단한 선수였다. 그만큼 일본인들의 뇌리에 피겨에서 트리플 악셀과 같은 강력한 점프가 주는 의미는 깊게 남아있다.

이토 미도리의 로망이 있는 일본인에게 대단한 선수가 나타났다. 지금으로부터 7년 전인 2002년 12월에 열린 주니어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트리플 악셀보다 더 높은 난이도의 쿼드러플 살코를 성공시킨 14세의 천재 소녀. 바로 안도 미키였다.

2003년 1월에 '니칸 스포츠'에 실린 인터뷰 기사를 보면, 당시 안도 미키에 대한 세간의 기대를 알 수 있다. 당시 인터뷰의 소갯글에서, 최근 주니어에 이토 미도리의 뒤를 이을만한 재목들이 많다며, 당시 트리플 악셀이 가능한 선수였던 아사다 마오, 아사다 마이 자매(당시 12세), 그리고 나가노 유카리(당시 17세)를 꼽았다. 하지만, 그 중에서 가장 빛나는 별은 4회전이 가능한 안도 미키라며, 토리노 올림픽의 기대주라고 했다.

'쿼드러플 살코'에 이어 '쿼드러플 루프'까지 시도하겠다던 안도 미키였지만, 성장과 체중 증가에 따른 도약력 감소로 인해 4회전 점프의 실전 성공은 2003년 12월이 마지막이었다. 하지만, 2006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공공연하게 4회전 점프를 시도하겠다고 밝힌 안도미키는, 프리 첫 점프로 4회전 살코를 시도하기로 했었다.

쇼트에서 8위로 부진하며 사실상 메달권 진입이 어려워진 안도 미키는 프리에서 4회전 점프만큼은 기필코 성공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하지만, 올림픽에서 시도한 4회전 점프는 실패로 돌아갔고, 오히려 다리가 풀리며 다른 연기에까지 잇따른 실수를 유발시켰다. 결국, 안도 미키는 15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올림픽 이후, 안도 미키에게는 시련이 시작됐다. 올림픽이라는 큰 무대에서 4회전 점프를 시도했다는 것에 위안을 삼아 봤지만, 그동안 받던 애정과 관심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안도 미키는 올림픽 뒤 열린 세계선수권 대회에도 불참하는 등 한동안 방황하다가, 일본 특별 강화 선수 명단에도 제외되기도 했다.


게다가 자신이 일본 피겨계에서 대접받던 시기에 보였던 언동들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특히 인터뷰 때 자신의 감정을 지나칠 만큼 솔직하게 드러내 왔던 것이 문제가 됐다. "왜 그동안 아사다 마오를 무시했느냐". "(부족한 회전력을 비꼬며) 4회전 점프와 3회전 점프의 차이가 뭐냐" 는 등, 비난이 쏟아졌다.

"올림픽이 끝나면 은퇴하겠다"는 발언도 했었지만, 15위로 올림픽을 마치자 발언을 곧바로 취소하기도 했다. '일본 피겨계의 아이돌'로 불리기도 했던 안도 미키의 어리광부리는 성격이, 일본 피겨 팬들의 미움을 받는 계기가 됐다.

모조로프 코치가 자제시키고는 있지만, 안도 미키는 아직까지도 4회전 점프를 뛰겠다는 말을 가끔 꺼낸다. 이제는 일본 피겨팬들도 "어차피 시도도 안 할 것. 이제 기대하기도 지겹다."라는 분위기다. 이 때문인지, 안티팬으로부터 "착각녀"라는 말도 듣는다.

현재는 2인자 취급을 받고 있지만, 지난 올림픽에서의 뼈아픈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안도 미키도 열심히 노력해 왔다. 잘못된 점프 자세를 교정하는 한편, 중요한 대회에서는 무리한 점프 시도도 자제하고 있다. 이번 그랑프리 파이널에서 안도 미키가 올림픽 출전권을 따낼 수 있을 것인지, 또 어느 정도의 점수를 올릴 것인지 궁금해진다.

[사진=안도 미키 ⓒ엑스포츠뉴스 전현진 기자]



백종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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