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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현, 내년시즌 진로는?

기사입력 2005.11.05 00:40 / 기사수정 2005.11.05 00:40

김두용 기자


올 시즌 확실한 선발투수로 자리 잡으며 보직변경에 성공한 ‘핵잠수함’ 김병현(콜로라도)이 FA를 신청 후 돌연 귀국한 것으로 알려져 팬들의 내년시즌 그의 거취에 대해서 궁금증이 높아지고 있다.


김병현은 올 시즌 총 40게임에 등판, 5승 12패 방어율 4.86을 기록하며 팀의 포스트 시즌 실패로 일찌감치 시즌을 마감하였다. 올 시즌까지 보스턴(도중 콜로라도로 이적)과의 계약기간 2년이 만료되어 FA자격을 얻은 그는 FA를 신청하고 지난 달 25일, 극비리에 한국으로 귀국하여 개인훈련에 전념하며 벌써부터 내년을 위한 몸만들기에 돌입하였다.


언제나 그랬듯이 김병현의 이런 의외적인 모습으로 보아 그는 내년시즌 거취에 대해서 초연한 듯하다. 그의 이런 모습은 2년 전에 그랬던 것처럼 어떤 팀에 가서도 잘 던질 수 있다는 자신감을 표현이 아닐까 생각되지만 2년 전과는 상황이 확실히 다르다. 2년 전에는 자신에 대한 평가와 기록이 좋았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비록 올 시즌 공의 위력을 회복하며 재기의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그가 전성기 때 보여줬던 그런 매력적인 구위를 보이고 있지는 않다. 그래서 FA시장 내에서도 김병현의 가치는 그다지 높은 편은 아니다.


내년시즌 연봉은 과연 얼마?


올 시즌 657만5000달러 연봉을 받은 김병현이 올 시즌과 같은 높은 연봉을 받을 확률은 거의 없다. 객관적으로 봤을 때, 올 시즌 기록과 구위로 그를 평가하면 그의 가치는 200~250만 달러 정도이다. 그러나 김병현이 600만 달러가 넘는 올 시즌 연봉에서 70%정도가 감봉된 200만 달러 정도에 도장을 쉽사리 찍지 않을 것이다.


최근 FA로 연봉대박을 터뜨리며 고액연봉을 받은 선수들이 많은 연봉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였다. 그리고 김병현 보다 이력 면에서 앞서는 메츠의 마무리 루퍼 역시 내년시즌 옵션인 500만 달러를 스스로가 포기하는 등 FA시장에서 선수들의 평가에 대해서 냉정해졌다.


그래서 올 시즌 비록 승운이 없고 쿠어스필드를 홈구장으로 사용한 콜로라도에서 뛴 것을 감안하더라도 김병현의 5승(12패)의 성적은 선발투수로서 좋은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김병현의 연봉감소는 어쩌면 당연한 것이며 300만 달러 이하가 적정 연봉일 것이다. 냉정히 바라보자면 연봉의 액수도 중요하지만 몇 년 계약을 하느냐에 그는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만약 연봉이 생각보다 작더라도 단기계약을 맺어 내후년을 바라보는 것이 김병현으로선 현명한 방법일 것이다.  



내년에도 내셔널리그에 둥지?


세간에 알려진 ‘콜로라도가 김병현에게 200만 달러 연봉을 제시했다가 거절당했다’ ‘콜로라도는 지금 같은 김병현의 모습이라면 김병현과 같이 고액연봉선수를 잡을 여력이 없다’에서 콜로라도와 김병현이 결별할 것임을 예상된다.


다른 팀으로 이적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단 김병현이 원하는 조건은 선발투수자리가 확실히 보장될 수 있어야 하는 팀이어야 한다. 그럼 어느 팀이 이런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는 팀일까?


올 시즌에 보여준 김병현의 모습이라면 그가 당장 들어가도 선발자리를 꿰찰 수 있는 팀은 여러 개의 팀이 있다. 선발투수가 허약한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LA 다저스, 텍사스, 템파베이, 시애틀 등이 있다. 그러나 김병현이 지명타자제도가 있는 아메리칸리그에서 좋지 못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투수에게 유리한 내셔널리그 팀에 둥지를 틀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박찬호의 소속팀인 샌디에이고, 샌프란시스코, 애리조나, LA다저스 등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우선 샌디에이고는 5선발이었던 로렌스를 트레이드했고 피비, 이튼, 아스타시오, 박찬호 외에 또 한명의 선발투수가 필요한 실정이다. 그러나 선발 유격수인 그린을 잡아야 하므로 경제적으로 김병현을 잡을 만큼 넉넉지 못하다.  


상대적으로 김병현과 인연이 있는 애리조나와 최희섭이 있는 LA다저스가 연봉만 괜찮다면 김병현을 잡을 확률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애리조나는 타선의 힘이 있지만 상대적으로 랜디존슨이 양키즈로 이적하면서 투수력이 떨어져 올 시즌 실패하였다. 그래서 대대적인 투수력 보강이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선발로서 가능성을 보여준 김병현에게 관심이 있다.


그리고 LA다저스도 역시 4, 5선발 투수감이 없고 지역 특성상 동양인들이 많이 살기 때문에 마케팅 활용도가 높은 김병현에게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또 김병현의 현 소속팀인 콜로라도 역시 홈구장인 쿠어스필드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김병현이 필요하지만 높은 연봉 때문에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여전히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김병현이 올 시즌 선발투수로서 가능성을 보여줬고 아직 젊기 때문에 연봉만 맞으면 뛸 수 있는 팀은 많다. 그래서 내년 시즌 어느 팀에서 활약하든지 선발투수로서 뛰는 그의 모습을 볼 수 있음은 틀림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김병현은 지금처럼 자신의 몸만들기에 충실하여 전성기 때 보여줬던 핵잠수함의 위용을 다시 되찾도록 노력해야한다. 그러면 비록 내년시즌에는 연봉의 감소를 감수할 수밖에 없지만 다음 시즌 연봉협상에서는 자신의 평가를 다시 한번 높이며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 것이다.



김두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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