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오수정 기자] '안녕하세요'에 아버지에게 술담배 심부름을 시키는 역대급 사연이 등장했다.
지난 28일 방송된 KBS 2TV 예능 '대국민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는 가수 채연, 기상캐스터 강아랑, 더보이즈의 영훈·상연이 출연해 사연자들과 함께 고민을 나눴다.
이날 등장한 한 아버지는 아들이 퇴근길에 술 심부름을 시킨다며 고민을 토로했다. 아들의 나이는 18세 고등학생. 아버지는 "아들이 매일 술 심부름을 시킨다. 기가 막힌다. 2주 전에 지구대에서 전화가 왔다. 아들이 동네 아파트 계단에서 술을 마시다가 주민 신고를 받았다고 하더라. 그걸 보고 제가 '남 아파트에서 그러지 말고 차라리 집에서 마셔라'라고 했는데, 진짜로 다음 날부터 아들이 매일 술 심부름을 시킨다"고 했다.
아버지는 "아들이 중학교 3학년 때 소주 1병을 마시고 공원 의자에 뻗어 있는 것을 제가 데리고 온 적이 있다. 술이 취해있으니까 당장은 혼을 못 내고 다음 날 심하게 야단을 쳤었다. 그리고나서는 한동안 잠잠했는데 또 이렇다. 그 전까지는 착했는데 중학교 3학년 떄 아마도 친구를 잘못 사귄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는 "아들이 담배도 피워서 저한테 담배 심부름도 시킨다. 집에서 술을 마시면서 담배도 같이 피운다. 퇴근을 하는데 눈물이 나더라. 여기저기서 (술 마시는 아들로 인해서) 신고를 많이 받으니까 차라리 그럴거면 '집에서 마시는게 낫지 않나'라는 생각이다. 그리고 제가 술을 사다주지 않으면 마트에서 술을 훔친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런 아버지의 말에 아들은 "아버지 고민이 이해는 된다. 그런데 제가 술담배를 사면 불법이지만 아버지가 사면 법적으로 깨끗하지 않나. 그리고 아버지가 '차라리 집에서 마시라'고 하셔서 그렇게 한 거다.제가 알콜 중독인지는 모르겠지만 안 마시면 안 될 것 같다. 술은 소주 1~2병 정도 마시고 다배를 하루에 한갑을 피운다. 제가 술담배를 끊는다고 건강 말고는 이득을 보는 게 없는 것 같다"며 고 말해 어이없게 만들었다.
이어 아들은 이같은 일탈을 하는 것에 대해 "중학교 3학년 때 노래방에서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걸린 적이 있다. 그런데 아버지가 친구들 앞에서 제 따귀를 내리쳐서 며칠동안 귀가 안들린 적이 있다. 그러면서 아버지에 대한 믿음이 없어졌다. 잘못하면 때리실 것 같았다"고 말했다. 아버지도 심하게 체벌을 했던 것을 인정하면서 "한번 잘못 했을 때 확실하게 혼내주려고 했다. 그리고 크게 혼낸 적이 두번 있는데 그 뒤로는 때린 적이 없다"고 했다. 하지만 아들은 계속해서 그 몇 번의 기억으로 자신의 나쁜 행동을 정당화하려고 했다.
이를 들은 이영자는 "지금 아들의 행동이 너무 비겁하다. 어느 아버지가 아들의 그런 모습을 보고 혼을 안 내겠냐. 만약에 그런 아버지의 체벌이 정말로 무서웠다면 술담배를 그 이후부터 하지 않았어야 말이 된다. 그런데 안 좋은 행동은 계속 진행형이면서 아버지가 했던 그 몇 번의 체벌가지고 자꾸 그러는 건 뭐냐"고 꾸짖었다.
뿐만 아니라 아들은 아버지의 카드를 마음대로 쓰면서 한달에 2~300만원 정도 지출한다고. 아버지는 "이혼을 해서 제가 아이들을 혼자 키우니까 아이들에게 카드를 주면서 먹을 것을 사 먹으라고 했다. 그렇게 하다가 지금 아들이 한달에 쓰는 돈이 2~300만원이다. 옷은 옷대로 따로 싸준다. 원하는 대로 다 해주는데 뭐가 서운하다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고 했고, 아들은 "노래방, 피씨방을 가다보니 그렇다. 사실 저는 얼마를 쓰는지 모른다. 아빠 카드로 쓰니까 문자가 아빠에게로 간다. 아빠가 터치는 안 하고 돈만 줬으면 좋겠다. 제가 아들이니까 (돈을 주는 것이 당연하다)"고 뻔뻔하게 답했다.
하나부터 열까지 아들의 모든 이야기는 시청자들의 분노를 유발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마지막에 아들은 아버지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드러냈다. 아들은 "지금까지 속 썩인 것 같아서 정말 죄송하고, 혼자서 힘드셨을텐데 키워주셔서 고맙고 사랑한다"고 했고, 아버지는 아들의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에 눈물을 보여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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