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송희 기자] 배우 박훈이 '알함브라' 속 CG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16일 서울 강남구의 한 호텔에서 tvN 토일드라마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이하 '알함브라')의 박훈 종영 인터뷰가 진행됐다.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은 투자회사 대표인 남자주인공이 비즈니스로 스페인 그라나다에 갔다가 전직 기타리스트였던 여주인공이 운영하는 싸구려 호스텔에 묵으며 두 사람이 기묘한 사건에 휘말리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박훈은 극중 유진우(현빈 분)의 친구이자 공동창업자 차형석 역을 맡아 열연을 했다. 절친이었던 두 사람은 일련의 사건들로 계속해서 갈등을 빚게 되고 유진우의 전처(이시원)과 결혼하는 등 파격적인 모습을 보였다. 차형석은 AR게임을 두고 유진우와 대립각을 펼치다가 그라나다에서 사망했지만 NPC로 계속해서 등장했다.
사전제작으로 완성된 '알함브라'. 그랬기에 박훈 역시 방송을 보면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다고. 그는 "촬영이 끝난지는 좀 됐다. 사실 사전제작은 몇 번 해봤는데, 지금은 여유가 생긴 기분"이라고 전했다.
박훈은 "데뷔작도 사전제작 드라마였다. 하지만 그때는 누군가를 챙길 여유가 없었다. 지금은 그나마 좀 다행인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안방극장에 눈도장을 찍었으며 연극과 뮤지컬계에서는 이미 잔뼈가 굵은 배우다. 그럼에도 '알함브라'로 첫 종영 인터뷰를 하게 됐다는 박훈은 남다른 감회를 자랑했다.
"연극 때 제작발표회를 종종했는데, 그때와 인터뷰하는 느낌이 다른 것 같다. 비하인드나 궁금하셨던 이야기, 아쉬웠던 점이나 좋았던 점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좋다. 저는 지금이 종방연 같다. 하하"
TV드라마의 첫 작품을 '태양의 후예'로 시작한 박훈. 그는 '태양의 후예' 이후에도 '맨몸의 소방관', '투깝스' 등 끊임없이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채워왔다. 박훈은 "작품이 사랑받았다. 연극을 하다가 방송국 오디션을 처음 봤는데 그게 덜컥 됐다"며 처음을 회상했다.
박훈은 "그렇게 사랑 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대단 놀랍고 대단한 것인지 몰랐다. 무지에서 나오는 용감함이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알함브라' 인기가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이제서야 감이 좀 온다. 현실성이 생기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주로 연극 무대에서 맹활약했던 박훈. 그렇다면 그는 어떻게 드라마에 도전하게 됐을까.
"아직 때가 아닌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우연히 오디션을 보자는 제안이 왔다. 운이 기가 막힌 것 같다. 그러면서도 한편으로는 '이제 때가 온 건가' 생각이 들었다. 일을 할 때마다 애쓰지 않고 내 것만 열심히 하면 알아봐줄거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런 기회가 오면 확장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경제적인 문제도 피할 수 없었다. '나이는 들어가는데 언제쯤 부모님에게 용돈이라도 드릴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지금? 지금은 작품 하나 마칠 때마다 고향에 가서 부모님께 맛있는 걸 사드리고 있다"
박훈은 '알함브라' 작품에 합류하게 된 계기도 설명했다. 그는 "제안이 왔다고 해서 오디션을 봤다"고 말했다. 또한 '알함브라'를 하면서 "감사하지만 부담이 되기도 한다. 잘 해내고 좋은 연기를 보여드려야한다는 의무감이 있다. 이제는 '좀 배우답게 하자'고 이야기를 덧붙였다.
증강현실과 게임이라는 독특한 소재는 물론, 그간 드라마에서 쉽게 접할 수 없었던 놀라운 CG 퀄리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알함브라'. 박훈 역시 이를 보며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정의했다.
그는 "현장에서 CG 결과물을 확인할 수 없기 때문에 불안하긴 하다. 하지만 믿고 갈 수 밖에 없다. 그러고나서 방송으로 완성된 결과물을 봤는데, 정말 충격적이더라. 너무 놀랐다. 보면서 계속 '우와, 우와' 그랬다. '이게 이렇게 나오나?' 싶더라"라며 계속해서 감탄했다.
하지만 CG로 만들어지는 작업이 많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대결에서도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고. 그는 "진우(현빈)과 결투 장면에서 '원을 그린다'는 지문이 있었다. 그런데 원이 어디까지 생기는지 모르니 애매함이 있더라. 서로 상상하는 범위가 다를까 걱정이 있었다. 그래서 사전에 계속해서 맞춰나갔다"라고 설명했다.
"칼에 베이면 어느정도까지 리액션을 할지, 반경은 어느정도까지 할지. 그런 것들을 꾸준히 맞췄다. 3-4개월 정도 지났을 때는 다들 말하지 않아도 '바로 가시죠' 할 정도로 암묵적인 룰이 생기더라"
'알함브라'의 여러 배우들의 말에 따르면 박훈은 현장에서 '분위기 메이커'로 정평이 나있었다. 그러나 정작 박훈은 자신의 모습에 대해 겸손함을 보였다.
"제가 분량적인 부분에서 자유로웠다. 그래서 촬영할 때무터 이 작품에서 내가 해야할 역할에 대해 생각을 했다. 나이도 제가 중간이었는데, 좀 더 하나로 묶을 수 있는 역할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촬영 분위기를 좋게 가져가고 싶었다. 기본적으로 저는 현장에서 밝은 걸 좋아한다. 특히 후배들과 이야기하면서도 긴장을 없애주려고 한다. 저도 선배들이 그렇게 해주셨고. 그 부분에서 늘 감사했다. 내리사랑을 하기 위해 애썼던 것 같다"
그런가하면 박훈은 함께 부자로 호흡을 맞췄던 김의성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차형석에게 중요한 감정은 바로 열등감이었다. 그런데 또 열등감을 만드는 요소가 '가족'이었다. 그래서 힘들었다. 어떤 감정으로 연기해야할지. 하지만 김의성 선배님의 연기를 보면서 많이 해결됐다. 정확하게 '아들이지만 내치는 모습'을 보면서 이렇게 된다면 '충분히 더한 짓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훈은 "선배님을 제가 감히 평가할 수 없다. 하지만 제가 모자랐던 부분을 채워주셔서 정말 감사했다"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뿐만 아니라 주연배우 현빈과 박신혜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유독 현빈에게 고마운 것이 많다는 박훈. 그는 "현빈 씨와 마주치는 장면이 많았는데, 저보다 한살 어린 동생인데도 배려하는 마음이 큰 연기자다. 뭘해도 불편해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박신혜에 대해서는 "신혜 씨는 예쁜 걸 넘어서 아름다운 사람인 것 같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그는 "현장에서 한 번 떡볶이를 해준 적 있었다. 직접 재료를 들고 우리에게 해주는데 그런 마음이 정말 고마웠다. 그런 선함이 연기에도 묻어나오는 것 같다. 함께 작업을 했다는 것 자체가 정말 영광이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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