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9.10.21 19:19 / 기사수정 2009.10.21 19:19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지난여름에 펼쳐졌던 2009 IBK KOVO컵 부산대회 여자부에서 국내 팀들 중, 가장 좋은 성과를 올린 팀은 현대건설이었다. 매 경기 힘든 승부를 펼쳤지만 예전과는 달라진 승부 근성을 발휘하며 준우승을 차지했다.
2년 전인 2007-2008시즌만 해도 현대건설은 다른 팀들의 ‘동네북’이었다. 시즌 동안 겨우 4승밖에 올리지 못했던 현대건설은 젊은 선수들의 성장으로 2008-2009시즌에 분전했지만 4위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새 사령탑인 황현주(43) 감독이 부임하면서 현대건설은 다른 팀으로 태어났다. 쉽게 승부를 포기했던 '패배의식'은 사라지고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근성이 나타났다.
황 감독은 선수들의 '패배주의'를 걷어내기 위해 애썼다고 밝혔다. 또한,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는 점에 주력했다.
"현대건설에 들어온 지 겨우 4개월밖에 안 됐다. 팀을 담당한 지 얼마 안 되는 상황에서 특별한 것을 하기엔 무리가 있다. 우선 선수 전원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데 초점을 맞췄다. 수비건 공격이건 해보지 않고 안 된다는 생각은 버리라고 주문했다. 무엇이건 간에 시도해보고 결정하라고 강조한 것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현대건설이 '우승후보'로 까지 점쳐지는 이유는 균형 있는 선수 구성에 있다. 중앙을 사수하는 국가대표 센터인 양효진(20)은 국제대회를 거치며 기량이 한층 성숙해졌다. 또한, 결정타를 해결해줄 '주포'로 케니 모레노(31, 콜롬비아)가 영입됐다.
케니는 이탈리아리그와 일본리그 등에 좋은 활약을 펼친 공격수다. 특히 일본리그에서 뛰는 동안에는 득점왕을 수상한 경력도 있다. 황 감독은 케니가 팀 분위기와 훈련에 잘 적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케니는 이미 다른 리그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선수이다. 오픈으로 해결해 줘야 하는 나쁜 볼 처리와 결정타를 책임져 줄 것이다. 이곳에 와서 체력 훈련을 받고 있는데 다른 나라에서 받은 것과 차이는 있지만 이곳의 프로그램이 좀 더 세밀하다고 털어놓았다"
5개월에 이르는 긴 시즌을 소화하려면 '체력'이 필수이다. 황 감독은 비시즌 동안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한 '체력 훈련'에 중점을 두었다고 언급했다.
"오전에는 파워와 체력을 기르는 웨이트 훈련에 주력하고 있다. 오후에는 순발력을 증진하는 운동도 하고 있는데 비시즌 동안 볼을 가지고 하는 훈련은 얼마 되지 않는다. 시즌 개막이 두 달 정도 다가오면 그때부터 전술훈련에 들어가게 된다"
현재 팀의 분위기는 좋지만 팀의 살림꾼 역할을 했던 박경낭(25)이 은퇴를 선언했다. 궂은일을 도맡아 해준 박경낭의 존재는 매우 컸다. 이 점을 보완하기 위해 박경낭이 위치한 라이트 자리에는 케니를 투입하고 리시브와 수비 등은 윤혜숙(26)이 책임질 예정이다.
"(윤)혜숙이는 신장이 작지만 현대건설에서 큰 역할을 해줄 선수다. 공격형 선수는 아니지만 팀의 전력에 큰 보탬이 되는 역할을 한다. 삼성화재의 석진욱(33)과 같은 유형의 선수인데 기본기가 탄탄한 점이 장점이다. 이번 시즌 팀의 살림꾼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국가대표 주전센터로 좋은 활약을 펼친 양효진은 시간이 흐를수록 성장하고 있다. 좋은 블로킹 감각을 지녔지만 아직도 파워가 부족한 점이 약점이라고 황 감독은 지적했다. 또한, 주전 리베로인 신예지(20와 센터인 강민정(23)도 지난 시즌과 비교해 많이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황 감독의 가장 큰 고민은 여전히 세터 문제다. 지난 시즌 리시브 1위를 기록했지만 공격성공률과 세터 순위에서 하위를 차지한 점은 현대건설이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다.
"아직도 어떤 세터를 주전으로 쓸지 결정하지 않았다. (염)혜선이와 (한)수지는 각기 다른 장점을 지니고 있다. 연습 경기 때는 상황을 보면서 두 세터를 번갈아 투입하고 있다. 앞으로 리그를 진행하면서 세터를 교체해 투입할 생각이다. 실전 경기를 치러보면서 어떤 세터를 쓸지를 결정하겠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쉽게 주저앉았던 현대건설은 어느새 '끈끈한 팀'으로 변모해 있었다. 그 중심에는 선수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불어넣어 준 황현주 감독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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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황현주 (C) 엑스포츠뉴스 조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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