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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의 맞대결을 앞둔 카카와 호나우지뉴

기사입력 2009.10.19 23:59 / 기사수정 2009.10.19 23:59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삼바 축구의 10번' 카카와 호나우지뉴가 소속팀을 위해 맞대결을 펼친다.

파헤이라 감독 체제에서 브라질 축구 대표팀의 10번을 맡으며 에이스로 부상했던 호나우지뉴와 그의 후임자이자 현존 최고의 공격형 미드필더인 카카의 대결은 밀란과 바르셀로나의 대표 아이콘인 그들이 팀을 옮긴 후, 붙게 된 첫 경기이기 때문에 기대가 크다.

그렇다면, 두 선수의 과거와 현재 근황은 어떠할까?

▶ 2002년의 이후, 삼바 축구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호나우지뉴와 카카

2002 한일 월드컵에서 우승하며 세계 최강의 입지를 다진 브라질은 월드컵 5회 우승이란 타이틀에도 불구하고 두 선수 때문에 딜레마에 빠진다. 기존의 3 R 체제의 성공으로 인해 2002년 일본에서(16강 토너먼트 이후 경기는 일본에서 치렀다.) 순항했지만, 히바우두의 AC 밀란(이하 밀란) 이적 이후 극심한 부진으로 인해 대표팀과 이별하게 되는 문제가 발생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혜성같이 등장한 카카는 새로운 브라질 축구의 패러다임으로 부상하며 전성기를 이끌 인재로 주목받았다.

지난여름, 레알 마드리드의 갈락티코 2기의 멤버로 소속팀을 옮긴 카카지만 AC 밀란에 있어서 카카는 팀의 에이스와 아이콘을 담당하는 보물이었다. 2003년 여름, 레버쿠젠 행이 유력했던 이 21살의 어린 선수는 후이 코스타라는 거물이 있는 밀란의 유니폼을 입게 된다.

약관의 카카는 입단 첫 시즌 만에 세리에 우승과 챔피언스리그 8강 진출이라는 성과물로 세리에 MVP와 최우수 외국인 선수를 차지하게 된다. 이후 2006~2007 UEFA 챔피언스 리그에서 당당히 득점왕과 2007 UEFA MVP를 차지하며, 발롱도흐와 피파 올해의 선수상을 수상하며 전성기를 달린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입단이 유력했던 호나우지뉴는 데이비드 베컴의 레알 마드리드 이적으로 바르셀로나 행을 선택하며 호나우두, 히바우두로 이어지는 브라질 에이스 계보를 잇게 된다. 바르사는 호나우지뉴의 맹활약으로 제2의 드림팀을 구축하게 되었고 2005~2006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와 라 리가 2연패를 이루게 된다. '외계인'이란 별명과 함께 2004년 이후 약 2년 여간 그는 10년 전 호나우두가 그랬듯이 환상적인 퍼포먼스로 축구 팬들에게 탄성을 자아내는 플레이어로 입지를 다진다.
 
그럼에도, 정작 이 둘을 보유하고 있는 브라질은 적절한 활용 방안을 내세우지 못했었다. 스콜라리의 퇴임 이후, 부임한 파헤이라의 경우 이 둘을 다양한 방법으로 피치에 나설 수 있게 여러 가지 전술을 모색했었지만 실패했다. 4-2-2-2전술을 통해 막강한 공격력으로 월드컵 제패에 앞장선 그의 2006년 브라질은 지나친 공격 축구 구사와 중원 압박의 실종으로 8강에서 탈락하게 되었다.

2003년 브라질의 두 스타에게는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레버쿠젠이 유력하던 카카는 현 밀란 감독인 레오나르도의 도움으로 밀란에 입단했으며 호나우지뉴는 리켈메의 리그 부적응 때문에 공격의 지휘자를 원했던 바르사의 재건 일원으로 팀에 합류하게 된다.

호나우지뉴는 자신의 데뷔 시즌에서 전 시즌 6위라는 최악의 상황을 답습하듯이 부진했던 바르사를 겨울 이적시장에서 영입된 다비즈와 함께 리그 2위를 기록하는데 큰 이바지를 하며 자신의 진가를 알렸다.

바르사가 지닌 불안감을 없애주며 팀의 상승세를 도모한 그는 2위로 마치게 큰 기여를 한다. 당시 바르사의 중심으로 부상하게 되었고 라포르타 회장의 공헌대로 성공적인 영입으로 꼽히게 되었다. 2004년 여름, 사무엘 에투와 루도빅 지울리(리오넬 메시)가 가세한 바르사는 레이가르트에 의해 특화된 4-3-3전술을 바탕으로 유럽 제패의 신호탄을 울렸다. 3 톱의 왼쪽에 위치한 호나우지뉴는 상대 진영을 지속적으로 괴롭혔으며 그의 화려한 마술 쇼는 모든 축구팬으로 하여금 감탄사를 낳았다.

카카의 데뷔 시즌도 환상적이었다. 그는 입단 첫해 AC 밀란의 통산 17번째 스쿠데토 획득에 큰 이바지를 했으며 세리아를 평정한 최고의 트레콰르티스타가 되었다. 그의 활약에 대해 이탈리아 언론 가제타는 "산시로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최고의 활약을 펼친 기이한 선수"라고 전했다. 카카의 등장에 흥분한 밀란 팬은 그를 일컬어 과거 팀을 이끈 리베라의 재림이라고 표현하였다.

2006년 밀란은 간판스타 안드레이 세브첸코를 첼시로 보냈다. 팀의 구심점인 세브첸코의 이적은 카카에게 커다란 변화를 야기했으며 그를 공격형 미드필더의 역할에서 세세컨드 탑 포워드로치를 변경시켰다. 카카가 없으면 밀란의 공격은 시작될 수 없었고 모든 경기는 카카의 발끝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다.

이러한 카카의 변신은 에이스를 잃은 우려 속에서 밀란에 7번째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하게 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최전방 포워드 인자기(질라르디노) 밑에 위치한 카카는 특유의 빠른 발과 안정적인 드리블, 정교한 킥력을 앞세워 유럽을 제패했다.

카카가 전성기를 달렸지만 호나우지뉴는 몰락하고 있었다. 바르사의 호나우지뉴는 2006년 독일에서 부진한 활약을 펼쳤으며 극심한 슬럼프에 빠지며 팀의 에이스 자리를 메시에게 양보하며 킥력만 좋은 선수로 변모하였다.

지속된 그의 부진은 팀을 무관에 그치게 했으며 동료와의 마찰을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문제는 호나우지뉴가 5년간 정들었던 누캄프를 떠나 밀란으로 이적하는 결과를 낳았으며 카카와의 재회를 야기했다.

기대와 우려가 동시에 공존하는 상황에서 시도된 둘의 호흡은 1+1=2가 아닌 1+1=1의 효과를 낳았으며 실패라는 교훈을 주었다. 결국, 카카는 레알 마드리드로 이적을 하며 두 선수는 지긋지긋한 인연과 결별하게 되었다.

▶ 엇갈린 행보의 호나우지뉴와 카카, 승자는?

2009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부상에서 회복된 카카는 조국 브라질의 우승을 이끌며 대회 MVP를 차지했다. 이후, 그는 레알 마드리드 마에스트로로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다. 밀란에서 몇 시즌 동안 공격적인 역할을 맡으며 미드필더가 아닌 공격수로 변한 그였지만 훌륭한 조력자의 존재는 그를 본래의 포지션으로 돌아오게 했다.

마치 과거 셰브첸코와 함께 필드 위를 달리던 시절로 돌아와 공격진을 지휘하고 있다. 크리스티아누 호나우두와 카림 벤제마로 대표되는 강력한 지원군을 얻은 카카는 공격 2선에서 자유롭게 공을 배급하고 있으며 간결하면서도 빠른 드리블을 이용해 공격 1선까지 침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스페인 언론은 득점에 직접적인 관여를 하는 호나우두보다 카카의 역할에 더욱 무게감을 부여하고 있다. 밀란에서의 혹사 문제 때문에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며 우려를 낳은 카카였지만 레알 마드리드 이적 후, 본 궤도를 찾는 점에서 그의 현재 모습은 기대를 낳고 있다.

반면 호나우지뉴는 온갖 구설수와 논란 때문에 위기의 상황에 처해있다. 경기장에서 보여준 느린 움직임과 적은 활동량은 얇은 선수층 때문에 부진에 늪에 허덕이는 밀란의 골칫덩어리로 자리매김하였다. 이 때문에 밀란 부진의 원흉으로 팬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비록 최근 AS로마와의 리그 경기에서 자신의 부활을 어느 정도 알렸지만 강호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지난 2005/2006시즌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보여준 환상적인 마술 쇼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그럼에도, 호나우지뉴는 동기부여가 있다면 여느 경기보다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에 세계 최고의 라인업을 자랑하는 레알 마드리드를 상대로 자신의 존재를 재입증시키길 원할 것이다. 이러한 그의 마음가짐은 자신의 라이벌이자 동료인 카카를 상대로 비수를 꽂을 가능성을 남기고 있다.

과연 브라질의 과거와 현재를 대표하는 두 선수의 맞대결에서 승자는 누가 될까? 나아가 챔피언스리그 최다 우승팀 1,2위를 기록 중인 레알 마드리드와 AC 밀란의 클래식 매치에서 먼저 웃는 팀은 어디가 될까? 다가올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의 두 팀의 매직 쇼의 주인공이 누가 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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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브라질 대표팀의 에이스 카카와 호나우지뉴의 활약상 보도하는 피파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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