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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4강 탈락팀 감독의 운명은??

기사입력 2005.09.21 23:51 / 기사수정 2005.09.21 23:51

서민석 기자

'특별한' 변수만 없으면 현직 유지, 변수는 '외풍'

바야흐로 운명의 시간이 돌아왔다.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삼성-SK-두산-한화의 감독들은 따뜻한 겨울을 보장받을 가능성이 높지만, 4강에서 멀어진 롯데-현대-LG-기아의 감독은 올 겨울이 유난히 추워질지도 모른다.

얼마 남지 않은 정규시즌. 과연 하위권팀 감독들의 거취는 어떻게 될지 미리 살펴보기로 하자.

비록 4강에선 탈락했지만, 믿고 맡기는 현대와 롯데

우선 지난 시즌 우승팀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 4강에서 탈락한 현대의 김재박 감독의 경우는 계약기간 유지를 넘어 '조기 재계약'가능성도 높다.

1996년 현대 창단원년 지휘봉을 맡은 이후 10년간 현대를 4번이나 챔피언에 등극시키고, 최연소-최단기간 700승을 달성하는 등 한국야구 최고의 '명장'인 그를 올 시즌 성적만보고 경질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특히나 올 시즌은 '천하의 김재박'이라도 어쩔 수 없는 악재가 너무 많았다. 박진만-브롬바-심정수 등의 주축 선수들이 이적했고, 정민태-김수경-오재영과 같은 10승대 선발투수의 부진과 부상등의 악재로 '선수가 없어' 김재박 감독 역량을 발휘할 기회조차 없었던 것이다.

특히나 타 팀의 러브콜을 음양으로 받고 있는 김재박 감독을 잡아두기 위해 현대 구단에선 발빠르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연봉 2억 5천을 받긴 하지만 계약금+연봉에선 삼성 선동렬 감독의 15억(게약금 5억 연봉 2억원씩 5년)에는 미치지못한다는 상황을 감안하면, 총액 15억원 선으로 3~4년 계약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한 마디로 올 시즌 성적과는 상관없이 '현대의 전성시대'를 이어왔고, 또 이어나가는데 가장 적임자인 김재박 감독과의 조기 재계약으로 팀 칼라를 그대로 유지해나갈 공산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또한 4년 연속 꼴찌였던 롯데를 추스려 중위권으로 도약시킨 양상문 감독 역시 재계약이 유력하다.

9월 20일 현재 56승 65패 1무(승률:0.463)로 5위를 마크하고 있는 롯데는 지난시즌 감독에 부임했던 양상문 감독이 2년여에 걸친 노력끝에 '패배 의식 타파' 와 '젊은 선수로의 세대교체' 가 어느정도 성공했다는 것이 후한 점수를 얻고있다. 게다가 '학구적'인 이미지와 투수출신으로 투수조련에 일가견있다는 점 역시 플러스 요인이다.

특히나 내년 시즌은 즉시전력감으로 꼽히는 투수 나승현과 외야수 김문호등이 영입되면서 더욱더 전력이 강화되기 때문에 기존의 장원준-이왕기-최대성-최준석 등의 신진선수들과 더불어 '젊은 바람'을 잃으킨다면 4강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도 양상문 감독에겐 호재이다. 

하지만 내년시즌까지 4강진출에 실패한다면 그 역시 '칼바람'의 희생양이 될 가능성도 크다.

'꼴지'만 안하면 유임, 하지만 분명 변수는 남아 있는 LG와 기아

기아와 LG의 경우도 일단 '외부적'으로는 서정환 감독 대행 - 이순철 감독 체제로 안정을 꽤할 가능성이 있지만 경질 가능성도 크다.

우선 올 시즌 팀 창단 최초로 꼴찌가 유력한 기아는 일단 시즌 중반 유남호 감독을 경질한 전례가 있기 때문에 또다시 서정환 감독 대행을 경질하기 쉽지 않다는 부담이 있다. 더불어 지난 1998~1999시즌 삼성 감독을 한 경험이 있고, 현역시절 해태에서 유격수를 보면서 근성있는 플레이로 해태의 전무후무한 'V9 신화 창조'에 밑거름을 놨다는 점에서 현 서정환 감독 대행에게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경질 가능성도 힘을 얻고 있다. 기아와 해태는 분명 다름에도불구하고, 너무 '기아정신'과 '순혈주의'를 강조하다가 몰락한 기아 입장에선 해태나 특정 지역에 전혀 연고가 없는 노련한 노장 감독을 영임 팀을 추스릴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 김영덕 전 빙그레 감독 - 김성근 지바 롯데 코디네이터 - 강병철  전 KBO 감독관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특히 1993년 프로 최초로 700승을 돌파(713승)한 김영덕 감독이나 2002년 최약체로 지목받던 LG감독으로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일군 김성근 감독의 경우는 해태나 전라도에 연고가 없는 능력있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고 있다.

또한 만약 '해태 순혈주의'를 더욱더 강화시키기 위해선 비록 확률은 떨어지지만 현 삼성라이온스 수석코치로 있는 한대화(1986~1993년 해태 3루수 출신) 코치의 영입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한코치 자신이 감독직에 큰 생각이 없다는 것과 더불어 '프렌차이즈스타'였던 김성한 감독 역시 감독으로 부임해서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는 점에서 선택에 부담은 있다.

LG 이순철 감독 역시 비록 2년 연속 플레이오프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동안  겉만 번지르르하고 근성없다는 평가를 받아오던 LG 에 감독으로 부임해서 이름값보단 실력을 우선시하는 지도력으로 태업성 플레이를 펼친 김민기-권용관-진필중 등 주전급 선수를 2군으로 보내는 '강수'도 감행했고, 한규식-정의윤-이대형-장진용-이성렬 등을 발굴했다는 점은 유임 가능성을 높게하고 있다.

그러나 이순철 감독의 경우는 서정환 감독대행 같이 '대안'이 드러나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지금 LG트윈스 게시판에 진행되고 있는 '감독-단장 퇴진릴레이'에서도 알 수 있듯 팬들의 반감이 심하다는 것과 더불어 과연 2년 연속 6위권에 그치고 있는 것이 단순히 '팀 체질개선'의 과정이었냐는 점에서 문책성 경질도 힘을 얻고 있다.

감독경질이 팀 성적의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하지만…

예년 같으면 포스트 시즌 진출에서 멀어진 감독은 계약기간이 남아있다고 해도 유임을 장담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최근들어 프런트 사이에서 '감독 경질'로 인한 팀의 흔들림으로 역효과가 많다는 의식이 깔리면서 큰 결점이 없으면 감독의 계약기간은 보전해주는 경우가 많다. 

흔히들 '파리 목숨'이라고 일컬어지는 감독들. 과연 올 시즌은 얼마나 많은 감독들이 경질되고 또 살아남을까? 정규시즌 막바지로 치닫고 있는 올 시즌 프로야구에 또하나의 흥미로운 관전포인트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각 구단 감독 계약 현황

○ 삼성
선동렬감독 : 5년(2005~2009)계약 계약금 5억 연봉 2억원
○ SK   조범현감독 : 2년(2005~2006)계약 게약금 1억 6천 연봉 1억 5천
○ 두산 김경문감독 : 2년(2004~2005)계약 계약금 1억 2천 연봉 1억 2천
○ 한화 김인식감독 : 2년(2005~2006)계약 게약금 1억 8천 연봉 2억원
○ 롯데 양상문감독 : 2년(2004~5)계약 계약금 1억 2천 연봉 1억 2천
○ 현대 김재박감독 : 3년(2004~2006)계약 계약금 3억원 연봉 2억 5천
○ LG   이순철감독 : 3년(2004~20006)계약 계약금 1억 3천 연봉 1억 3천
○ 기아 서정환 (감독대행) 코치계약 1년 연봉: 8,700만원



서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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