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덕행 기자] 래퍼 도끼와 산이가 각각 자신을 둘러싼 '빚투'와 '여혐' 논란에 랩으로 답했다. 래퍼라는 직업답게 말이 아닌 음악으로 소신을 밝혔지만 반응은 극과극으로 나뉘고 있다.
도끼와 산이는 지난 3일 각각 '말조심'과 '웅앵웅'을 발표했다. 제목부터 최근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답하는 모양새로 앞서 발매를 예고했던터라 대중들은 어떤 이야기를 담아낼 지 큰 관심을 가졌다.
도끼는 최근 어머니의 '빚투' 논란이 제기되며 홍역을 앓았다. 어머니의 중학교 동창이라는 A씨가 도끼 어머니로에게 1000만 원을 빌려줬지만 변제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이다. 도끼는 이같은 논란이 제기되자 즉시 SNS 라이브를 통해 이를 해명했고 다음날 당사자를 만나 변제를 약속하고 원만하게 합의했다.
그러나 도끼가 SNS 라이브 당시 보여준 언행이 일부 대중들에게 지적을 받았다. 도끼는 당시 "천 만원은 한달 밥값 밖에 안되는 돈이다" "마이크로닷과 나를 엮으려 하는데 나는 연예인이 아니다" 등의 발언으로 피해자의 고통을 헤아리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도끼는 사건 경과를 알리는 것 외에 이같은 대중반응에는 딱히 대응을 하지 않았고 돌연 '말조심'을 통해 심경을 알리겠다고 밝혔다. 도끼는 '말조심'의 발매를 알리며 "긴 말은 곡에서 하겠다"고 짧게 말했다. 함께 공개된 앨범 커버는 도끼의 증명사진 주위로 악플들이 담겨있어 도끼가 어떤 내용을 담아낼 지 관심이 쏠렸다. 대부분의 팬들은 도끼가 자신의 SNS 발언에 대한 사과와 함께 이를 비난한 악플러들도 비판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발매된 곡에는 자신의 SNS 발언에 대한 사과는 빠져있었다. 도끼가 말한 '말조심'은 "말조심 하겠다"보다는 "말조심 해라"라는 뉘앙스에 가까웠다. 이를 접한 팬들의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일부 팬들은 "도끼가 아직 뭐가 문제인지 모른다"는 반응을 보인 반면 다른 팬들은 "도끼는 그래도 한결같은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지를 보냈다.
래퍼 산이 3일 발표한 '웅앵웅'을 통해 자신을 향한 논란에 답했다. 산이가 노래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전달한 것은 최근 한 달간 이번이 세 번째다. 앞서 '페미니스트' '6.9cm' 등의 노래를 통해 일부 페미니스트를 저격했던 산이는 '웅앵웅'을 통해 좀더 직설적인 비판에 나섰다.
산이가 논란의 중심으로 떠오른 것은 지난달 온국민의 관심을 받았던 '이수역 폭행사건'과 관련된 영상을 SNS에 올리면서 부터다. 당시에도 "너무 성급하게 영상을 올렸다"는 반응와 "충분히 할 만한 행동이다"는 의견이 갈렸다.
산이는 이에 대해 '페미니스트'라는 곡으로 자신의 입장을 대변했다. 이는 래퍼 제리케이와 슬릭과의 디스전으로 이어졌고 산이는 '6.9cm'이라는 곡으로 이들을 향한 날선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산이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누리꾼들의 반응을 살펴보며 "지금은 할 말 하고 사는 사회"라며 앞으로도 자신의 소신을 굽히지 않을 것임을 명확히 밝혔다.
논란에 다시 불이 붙은 것은 지난 2일 열린 브랜뉴뮤직 합동공연에서다. 산이는 합동 공연에서 자신을 비방하는 슬로건을 적힌 팬들에게 "나를 싫어하냐"며 "나를 왜 싫어하냐. 혐오를 사랑으로 즐기자"고 답했다.
그러나 관객석에서 산이를 비방하는 내용이 담긴 인형이 던져졌고 산이는 "워마드·메갈은 사회악이다. 너희는 정신병이다"고 강경한 태도를 취했다. 급기야 무대는 10분여간 중단됐고 브랜뉴 뮤직 수장인 라이머가 무대에 올라 사과를 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산이는 다음날 바로 '웅앵웅'을 발표하며 이러한 논란에도 소신을 밝혔다. 특히 산이는 "By the way, concert yesterday /야유해 thats okay 근데 메갈 야유회/ 정식 회원분들 pamphlet 소추라며 성희롱해 /나를 향해 겨냥해 맞춘 돼지 인형엔 /죽어라고 써있네 빈정대며 가운데/ 손가락 놀리며 산하다 추이야 근데 모두 알지? / 추한 나방 들이 날아가서 타죽는곳 바로 빛 "이라는 가사를 통해 당시의 상황을 언급했다.
산이의 신곡이 공개되자 대중들은 다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은 "불이익에도 불구하고 소신을 지키는 모습을 응원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결국 젠더 갈등을 부추기는 것 같다"며 우려 섞인 반응을 보이는 팬들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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