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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박스] K-리그 6강, 승점 40점을 향한 '전쟁'이 시작됐다

기사입력 2009.09.17 01:37 / 기사수정 2009.09.17 01:37

전성호 기자

[엑스포츠뉴스=전성호 기자] '점입가경'. 올 시즌 K-리그의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경쟁을 가장 잘 설명해 주는 네 글자다.

2009 K-리그도 어느덧 후반부로 들어서고 있지만, 최하위 대구FC를 제외하면 그 누구도 리그 최종 순위를 쉽게 단언할 수 없을 만큼 치열한 순위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선두권에서는 올 시즌 압도적인 전력으로 3강을 형성한 FC서울, 전북 현대, 포항 스틸러스가 사실상 6강 PO 진출을 확정 지은 가운데 챔피언결정전 직행 티켓과 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두고 경쟁하고 있다.

반면, 중위권에서는 매 라운드가 끝날 때마다 순위표가 요동칠 정도로 숨 막히는 6강 플레이오프(이하 PO) 진출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4위 성남 일화부터 14위 부산 아이파크까지 승점 차는 불과 10점. 자칫 연패라도 당하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6강의 '열쇠'는 승점 40점

6강 PO 제도가 처음 도입된 2007시즌부터 PO 진출 마지노선인 6위에 해당하는 승점은 37점이었다. 한편, 올 시즌에는 강원FC의 창단으로 K-리그가 15개 팀으로 늘어나면서 경기수도 기존의 26경기에서 28경기로 늘어났다. 비록 무승부가 예년에 비해 많았다곤 하지만 현재 승점 상황을 볼 때 올 시즌 6강 PO 진출 마지노선은 39~40점 정도가 될 것이라는 게 중론.

4위 성남부터 7위 전남 드래곤즈가 30점 고지를 먼저 올랐고 남은 경기가 팀당 6~7경기에 불과하지만, 막판 대역전의 가능성은 충분히 남아있다. 실제로 지난 두 시즌 6강 PO행 막차 티켓의 주인이 가려지는 과정은 극적 그 자체였다.

2007년에는 대전 시티즌이 후반기부터 팀을 이끈 김호 감독의 지도력과 부활한 고종수의 맹활약 속에 시즌 마지막 경기까지 5연승 행진을 벌이며 서울을 따돌리고 기적적으로 PO 진출권을 따냈다. 지난해에는 시즌 초반 연패의 늪에 빠졌던 전북이 마지막 7경기에서 5승 2패라는 놀라운 뒷심을 선보이며 역시 최종 라운드에서 6강 PO에 진출을 결정지었다. 이후 전북은 정규리그 3위였던 성남까지 6강 PO에서 꺾으며 최종순위 4위에 오르는 저력을 보였다.

올 시즌만 하더라도 포항은 시즌 초반 9경기 연속 무승(7무 2패)이라는 부진에 빠지며 한때 최하위권으로 쳐졌지만 이후 12경기 연속 무패(8승 4무)를 거두며 선두권으로 뛰어올랐다. 이런 상황이 시즌 막판에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벌어질진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득실차, 다득점도 중요하다

2007년 당시 대전은 서울과 승점(37점)은 물론 득실차(+7점)까지 동률을 기록했으나 다득점에서 앞서며 6강행 막차를 탔다. 특히 올 시즌은 예년보다 유난히 무승부가 많았기 때문에 6강을 노리는 팀들로선 승리뿐 아니라 득실점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난 23라운드 포항과의 경기에서 1-8 대패를 당하며 졸지에 득실차가 -13이 된 제주는 굉장히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강원은 '괴물' 김영후를 앞세워 선두권 팀들 못지않은 득점력을 과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험이 적은 수비진 탓에 리그 최다 실점을 기록하며 득실차에서 불리함을 안고 있다.

반면 최근 3경기 연속 K-리그 베스트 팀에 선정되는 등 화끈한 축구를 보여주고 있는 경남은 5경기에서 연속 골을 비롯하여 6득점 3도움을 올린 지난 시즌 FA컵 득점왕 김동찬의 부활이 반갑다. 얼마 전까지 최하위 대구를 제외하고 리그 최소 득점의 불명예를 안고 있던 수원 역시 최근 '에두신' 에두와 잉글랜드에서 돌아온 김두현의 득점포가 가동되면서 2경기 6골을 넣은 것이 고무적이다.

흐름을 이어간다 vs 분위기를 바꿔라

시즌을 치르다 보면 어느 팀이나 굴곡이 있기 마련이다. 1위를 달리고 있는 서울조차 시즌 초반부터 지금까지 여러 번의 연승과 연패를 반복했다. 하지만, 중위권이 촘촘하게 몰려 있는 현 상황에서 더 이상의 여유는 없다. 이전까진 어땠을지 몰라도 시즌 막바지에서만큼은 좋은 결과를 이어가야만 한다.

성남과 경남은 각각 최근 3연승, 4연승을 거두며 가파르게 순위표 위쪽으로 치고 올라오고 있다. 성남은 패싱력과 공격 가담이 좋은 콜롬비아 대표팀 출신 MF 몰리나가 합류하면서 김정우의 공격 부담이 줄어들었고, 이는 중원을 굳건하게 만드는 힘이 됐다. 그뿐만 아니라 김진용을 중심으로 조동건, 라돈치치 등 공격진도 점차 살아나고 있어 남은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경남은 김동찬-인디오-이훈의 삼각편대를 필두로 김영우-이용래 등이 날카로운 공격력을 뽐내면서 최근 전반기와는 다른 놀라운 기세를 올리고 있다. (최근 4경기 13득점 3실점!)  올 시즌 내내 조광래 감독은 입버릇처럼 "올해보다 내년을 노린다."라고 했지만, 지금의 기세라면 이번 PO에서 사고 한번 터트리길 기대해도 될 만하다.

반대로 시즌 초반 돌풍을 이어가며 한때 부동의 1위를 달렸던 광주는 최근 8경기 1무 7패라는 최악의 성적을 기록하며 6위로 주저앉았다. 6월까지만 해도 9승 2무 2패(승점 29점)을 따내 플레이오프 진출이 당연시되었지만 이후 석 달 가까이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며 현재 9승 3무 9패(승점 30점), 어느덧 승패 수까지 같아져 버렸다. 시즌 초반 불을 뿜던 최성국-김명중 쌍포의 침묵이 치명적이다.

제주는 최근 3연패인데다 포항에 당한 치욕적인 패배에 분위기가 걷잡을 수 없이 내려가고 있다. 강원 역시 최근 4경기에서 승리가 없다. 두 팀 모두 매력적인 축구를 구사하는 것에 비해 성적이 좋지 못해 안타까울 따름. 황선홍 감독 지휘 아래 리그컵 결승에 올라 있는 부산도 5경기째 승리를 추가하지 못하며 어느덧 14위까지 추락했다. 이들이 지금의 나쁜 흐름을 극복하고 분위기를 바꾸지 못한다면 6강의 꿈은 점점 멀어질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변수, 잔여 일정

남은 일정에 '빅3' 서울-전북-포항과의 경기가 포함되어 있는지도 변수다. 특히 시즌 말미 선두권 경쟁 역시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전력을 다해 경기에 임할 이들 세 팀과의 맞대결은 다른 경기보다 훨씬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중위권 팀 중엔 성남과 울산만이 이미 이들과의 경기를 다 치른 상태. 반면 전남, 부산은 아직 빅3와 후반기 일정을 치르지 않았다. 특히 전남은 빅3와의 대결은 물론 성남, 울산 등 전통의 강호들까지 모두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박항서 감독의 목표인 '잔여일정 4승'이란 목표를 달성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강원, 광주, 수원은 나란히 지난해 6강 진출팀들인 '울산-성남-전북-포항'과의 4연전이란 끔찍한 일정표를 받아든 상황. 이들을 상대로 승점 10점(3승 1무) 이상을 얻기란 절대 수월하지 않다.

대전은 시즌 말미 5경기를 연속으로 원정으로 치러야 하는 불리한 상황이다. 서울-부산-인천-전남-강원 등 전국을 순회하는 그야말로 '지옥의 원정길'이어서 선수들의 체력 및 컨디션 관리에도 애를 먹을 것으로 보인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6강 플레이오프 제도이지만, 지난 두 시즌 동안 입증되었듯이 승강제가 없는 현실 가운데 K-리그에 가장 흥미를 더해주는 요소인 것만은 분명하다. 6강 진입과 함께 2007년 포항의 기적적인 우승을 꿈꾸는 중위권 팀들의 대격돌. 후반기 K-리그를 즐기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다.

[전성호의 스카이박스] 대한민국 축구를 가장 편안하게 바라볼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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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C) 엑스포츠뉴스 DB, 김현덕 기자, 전현진 기자]

 



전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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