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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볼 뷰] 호나우지뉴와 에투 '동료에서 적으로'

기사입력 2009.07.31 16:55 / 기사수정 2009.07.31 16:55

박문수 기자



[엑스포츠뉴스=박문수 기자]
'외계인' 호나우지뉴와 '흑표범' 사무엘 에투가 격돌한다.

FC 바르셀로나를 대표했던 호나우지뉴와 에투는 각각 지난여름과 올 여름 AC밀란과 인테르 밀란 입단에 성공. 더비 라이벌로서 경쟁하게 되었다. 이로써, 어제의 동지였던 그들은 오늘의 적으로써, 이탈리아 세리에A 리그 타이틀 획득을 위한 소리없는 전쟁을 시작했다.
 
우선, 지난여름 새로운 도전을 원했던 호나우지뉴는 5시즌 간 정들었던 FC 바르셀로나를 떠나, 새 둥지로 AC 밀란을 선택했었다. 브라질 출신 선수들이 많은 밀란으로 이적한 후, 그는 전성기 시절에 비해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올 여름 카카의 레알 마드리드행으로 자신의 진가를 입증할 기회를 얻었다.

반면, 에투는 지난 시즌 스페인 클럽 역사상 최초로 트레블을 기록하는데 결정적인 기여를 통해, 팀의  '제3기 드림팀' 구축에 이바지하였지만, 소속팀이 올 여름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얻는 대가로 자신과 현금을 인테르에 양도. '울며 겨자 먹기'로 인테르 행을 선택했다.

바르셀로나 시절 호나우지뉴와 사무엘 에투

지난 2004/2005시즌부터 호흡을 맞춘 호나우지뉴와 에투는 메시와 함께, R-E-M 라인을 구축하며, 바르셀로나의 '제2기 드림팀' 형성에 큰 기여를 했다. 그들은 리그 2연패와 UEFA 챔피언스리그 타이틀 획득에 성공. 레이가르트 재임 시절, '막강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상대의 기선을 제압하는 팀' 바르셀로나의 핵심 선수로 불리며, '제2기 드림팀'의 중추였다.

왼쪽 윙포워드로 출전한 호나우지뉴는  현란한 개인기와 뛰어난 활동량, 적극성에 패싱력, 드리블 능력을 고루 갖춘 최고의 선수였다. 한두 명의 수비수를 제치는 것은 기본이었으며, 혼자서 모든 경기를 해결할 수 있을 만큼, 뛰어난 재능의 소유자였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그의 능력은 그라운드의 마술사 혹은 외계인이란 애칭과 함께, 최고의 선수로 발돋움하였다. 특히 2004년과 2005년 피파 올해의 선수상 2회 수상과 발롱드흐 1회 수상에 성공. 자신의 전성기를 이어나갔다.

센터 포워드로 출전한 에투 역시 뛰어난 선수였다. 타고난 득점 본능을 바탕으로 동물적인 운동 신경과 피지컬적 능력을 바탕으로 정확한 마무리의 임무를 부여받은 그는 '아프리카 최고의 포워드'란 타이틀에 어울리는 선수였다. 그의 빠른 발은 역습 상황에서 매우 유용했으며, 상대 수비진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리는데 큰 공헌을 했다. 특히, 그의 타고난 골 감각은 화려하진 않지만, 간결하고 정확하게 상대의 골망을 흔들며, 팀의 승리에 큰 기여를 하였다.

하지만, 호나우지뉴와 에투에게는 위기가 찾아온다. 목표의식과 동기부여 문제로 인해, 바르셀로나가 리그 타이틀을 라이벌 레알 마드리드에게 내주게 되었다. 설상가상, 챔피언스리그에서는 16강 탈락의 충격을 얻게 되면서, 무관이라는 타이틀을 얻게 된다.

게다가, '검은 양 사건'으로 인해, 에투와 호나우지뉴가 팀과 불화설에 놓여있다는 보도가 언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브라질 출신 수비형 미드필더인 에드미우손이 스페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바르셀로나 선수들 중에는 돈과 여자 등 축구 이외의 것에 더 집착하는 선수가 있다'고 했으며, 이에 해당되는 선수가 에투와 호나우지뉴라는 소문이 급속히 퍼져나갔다.

결국, '팀의 내부 문제'까지 겹친 바르셀로나는 어설픈 대안으로써, 레이가르트의 경질과 데코와 호나우지뉴의 이적을 허용. '제2기 드림팀'의 종언을 선사하면서, '제3기 드림팀'을 맞이하게 된다.

바르셀로나와 결별한 두 선수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으로'

새롭게 등장한 '제3기 드림팀'의 위력은 막강하였다. 앞서 언급했듯이, 그들은 트레블을 기록. 스페인 축구 역사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되었다. 메시와 이니에스타로 대표되는 팀의 유스 출신 선수들의 성장이 돋보였고, 고심 끝에 잔류에 성공했던 에투의 득점포도 큰 몫을 차지하였다.

하지만, 한 시즌 만에  팀을 재정비하고, 트레블을 달성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연계성과 포스트 플레이, 피지컬적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는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를 인테르로 부터 영입하며, 에투를 과감히 보내게 되었다.

무리뉴 감독의 환영과 함께, 인테르에 입단한 에투는 새롭게 팀에 합류한 디에고 밀리토와 함께, 인테르의 투톱을 형성할 것이다. 두 선수 모두 득점력에 있어서 뛰어난 선수이기에, 둘을 보좌하는 선수만 있다면, 인테르의 미래는 밝을 것이다.

한편, 지난 시즌 호나우지뉴는 현격히 떨어진 활동량과 드리블 능력으로 인해, 새롭게 이적한 AC 밀란에서 입지를 잃으며, 불안한 나날을 보냈다. 킥력과 창의력, 패싱력은 여전히 위협적이지만, 정적인 그는 잉여 자원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카카의 이적은 그에게 큰 호재가 될 것이다. 출전 기회는 늘어날 것이며, 전담 트레이너까지 가세한 상태에서 그의 컨디션 끌어올리기에 열성적인 구단이 있다. 호나우지뉴 역시, 훈련량을 늘리며, 자신의 갱생에 큰 자신감을 드러냈다.

2009/2010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2라운드는 이 두 선수가 만나는 첫 번째 경기이다. 어제의 동지에서 오늘의 적으로 상황이 변한 호나우지뉴와 에투가 벌일 그라운드 내 새로운 밀라노 더비에 대한 기대감에 벌써 설렌다.

[사진= AC 밀란과 인테르 밀란의 2009/2010 프로필 사진 ⓒ 공식 홈페이지 캡쳐]



박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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