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신선함과 어색함 사이에 있던 ‘두니아’가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고 종영했다.
23일 MBC ‘두니아~처음 만난 세계’는 열린 결말로 막을 내렸다. 멤버들은 돈 스파이크를 두고 워프홀을 통해 전원 탈출했다. 오스틴 강은 식당을 차지한 수 셰프에게 분노했다. 루다는 컴백을 앞두고 연습 중인 우주소녀 멤버들에게 복수했다. 딘딘과 샘 오취리는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다.
정혜성은 여전히 작동되는 무전기를 보며 불안해했다. 유노윤호도 이상한 일을 겪었다. 자전거를 타다 두니아로 타임워프를 했을 때와 똑같은 상황을 겪었다. 또 한 번 꼬마와 부딪혔고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일찍 왔네"라는 꼬마의 의미심장한 말에 크게 놀랐다.
시즌 종영한 ‘두니아’는 가상 오지를 헤쳐나가는 언리얼 예능으로 선을 보였다. 넥슨의 게임 '야생의 땅: 듀랑고'와 협업해 가상의 세계 ‘두니아’에 떨어진 멤버들이 만들어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가족, 육아, 토크쇼 등 홍수처럼 쏟아지는 흔한 예능 사이에서 진짜 같은 가짜, 이른바 언리얼 장르로 신선한 매력을 줬다. 본명을 쓴 멤버들이 현실과 가상 세계에서 새롭게 입혀진 캐릭터를 오가며 인상을 남겼다. 이를테면 자신을 소개하고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평소 봐온 이들의 모습 그대로다. 진짜처럼 연기하던 중 멤버들이 오글거림을 이기지 못하고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도 진짜다.
물론 전체적으로는 설정된 상황이다. 공룡을 바라보며 놀라거나 도망치는 '비현실' 장면과 합해져 언리얼이라는 장르를 완성했다. 처음에는 게임과 시트콤, 예능, 드라마 등의 요소가 골고루 섞여 있어 정체성에 혼동을 줬는데 점차 익숙해지긴 했다.
하지만 ‘두니아’는 1~2%라는 저조한 시청률에 머물렀다. 가장 큰 패착은 낯선 장르에서 오는 어색함이었다. 멤버들이 쏟아내는 ‘드립’은 종종 웃음을 줬지만 궁극적으로 무엇을 하는 프로그램인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건지 감이 잘 안 잡혀 감동과 재미를 줄 수 없었다.
위기 앞에서 의기투합하거나 갈등하는 모습을 지속해서 보여주긴 했다. 그렇다고 극도의 생존 본능 앞에 변화해가는 인간의 심리 상태를 치밀하게 그리는 예능은 아니었다. 예상한 전개로 흘러갔다. 시청자가 투표를 통해 멤버들의 운명을 직접 결정하는 것도 좋은 아이디어였지만 큰 영향을 주지 않는 한 부분에 불과했다.
마니아층을 공략할 순 있어도 게임, 인터넷 문화에 관심이 없거나 언리얼 장르에 익숙하지 않은 남녀노소를 포용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MBC 방송화면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