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그야말로 열정 가득한, 요즘 말로 '열정 부자'다운 모습이다. 배우 김인권이 하반기 영화 '물괴'(감독 허종호)를 비롯해 10월 개봉을 앞둔 '배반의 장미'까지, 활발한 작품 활동 속 도전을 이어간다.
지난 12일 개봉한 '물괴'는 중종 22년, 역병을 품은 괴이한 짐승 물괴가 나타나 공포에 휩싸인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건 이들의 사투를 그린 영화. 29일까지 71만 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흥행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거뒀다.
김인권은 '물괴'에서 물괴와 맞서 싸우는 윤겸(김명민 분)의 오른팔 성한 역을 연기했다. 윤겸이 내금위장이었던 시절부터 그와 함께 한 충직한 부하로, 십년지기답게 눈빛만으로도 윤겸의 속내를 읽어내는 따뜻한 인물이다.
'물괴'와 함께 했던 시간을 떠올린 김인권은 "정말 즐거웠던 작업이었다"고 얘기했다.
"저 역시 영화 연출에 대해 공부해오면서, 한국 영화에서 이런 괴수 영화가 나온다는 것은 굉장히 반가운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새로운 창의력이 발휘돼서 이렇게 만들어질 수 있게 된 것이잖아요. 비주류라는, 그런 리스크를 많이 안고 있었는데 완성될 수 있다는 자체가 기쁜 일이라고 생각하고 있죠."
평소 좋아했던 선배 배우 김명민과 호흡할 수 있다는 것도 김인권에게는 '물괴'를 선택했던 또 하나의 이유가 됐다.
"후배로서 정말 설레는 마음이었죠"라고 웃어 보인 김인권은 "영광이라고 생각했는데, 정말 반가워해주시더라고요. 현장을 잘 이끌어나가시는 것은 물론이고, 영화 속에서 저와의 케미(스트리)를 보여주기 위해 실제 카메라 밖에서도 저를 엄청나게 챙겨주셨어요. 그렇게 계속 대화를 이어가다보니, 서로 통할 수밖에 없었죠. '정말 대단하다, 베테랑이시다'라는 생각을 늘 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무사 캐릭터에 대한 매력도 있었다. 김인권은 "액션 영화에 대한 갈증이 있었죠. 20대 초반에는 언젠가 더 멋진 액션 배우가 되리라 생각하면서 합기도를 배우기도 했었어요. 그런데 크게 보여줄 일이 없었다가, '물괴'에서는 구르기도 해보고 몸에 남아있는 것을 보여줄 수 있게 됐네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 묵직한 무사의 모습을 위해 13kg를 찌웠던 이야기를 함께 전하며 "많은 분들이 '광해, 왕이 된 남자' 때의 무사 연기를 많이 기억해주시더라고요. 그 모습을 기억해주시는 것도 당연히 감사하지만, 또 스스로는 조금이나마 그 때와는 다른 변화를 보여드리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어요. 초반부터 '다르다'는 것을 표현하기 위해 살도 찌웠었죠"라고 덧붙였다.
CG작업이 주가 됐기에, 연기를 하면서도 상상력에 많이 의존해야 했던 '물괴' 촬영 현장에서는 김명민을 비롯해 윤겸의 딸 명 역의 이혜리, 허선전관 역의 최우식 등과 함께 어우러지며 더욱 끈끈한 정을 쌓을 수 있었다.
"정말 돈독해졌던 시간이었던 것 같아요.(웃음) 다같이 상상을 하면서 동작을 맞추고, 액션을 해야 하는 것이잖아요. 보이지 않는 형체에 대한 리액션 같은 것을 서로 의지하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위안도 되고요.(웃음) 지금은 정말 가족 같은 느낌이죠. 많이 친해졌어요.(웃음)"
크리처 무비가 완성되는 과정을 좀 더 가까이에서 보고 싶은 마음에, 물괴의 목소리 연기에도 참여했다. 김인권은 "정말 너무 힘들더라고요"라고 웃으며 "지금 사용된 것은 제 목소리와 다양한 동물들 목소리를 기술적으로 합성한 것이거든요. 크리처 무비가 완성되는 과정을 가까이에서 보고 싶었던 마음이었어요"라고 설명을 이었다.
끊임없이 영화에 대한 공부를 놓지 않으며 열정을 보이고 있는 김인권은, "열정 부자다"라는 칭찬에 "언젠가는 극 속의 모든 캐릭터를 제가 다 연기하는 꿈을 꿔요. 그렇게 한다면, 영화에 얼마나 일관성이 생기겠어요. 그런 작업이 참 재미있을 것 같더라고요"라고 마음속에 갖고 있는 꿈을 조심스럽게 털어놓았다.
최근 단편 두 작품을 촬영했다는 이야기도 전하며 도전 의식이 생기면 작품의 크기나 배역의 비중과 상관없이 함께 하고 싶다는 의지도 이야기했다.
1998년 영화 '송어'로 데뷔해 20여 년이라는 시간동안 꾸준히 자신만의 발걸음을 뚜벅뚜벅 걸어가며 '방가?방가!'(2010), '전국노래자랑'(2013), '신의 한 수'(2014), '히말라야'(2015)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다채로운 얼굴을 선보여온 그다.
"멀티맨이 되고 싶어요"라고 미소 지으며 말을 이은 김인권은 "많은 도전을 통해서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찾아가는 과정이 참 재미있거든요. 그것들을 통해서 (연기할 때) 꺼내 쓸 수 있는 주머니들이 하나씩 더 생기는 것이잖아요. 작품에 잘 녹아들어서 배우로서의 최대치를 끌어낼 수 있을 때까지 도전하고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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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