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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①] '바넘' 박건형 "진지한 사람 아냐…유쾌한 역할에 끌렸죠"

기사입력 2018.09.07 08:30 / 기사수정 2018.09.06 15:49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뮤지컬 ‘바넘: 위대한 쇼맨’은 주인공인 바넘 역을 맡은 배우들의 역량이 중요한 작품이다. 배우 박건형은 지난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에서 개막한 ‘바넘: 위대한 쇼맨’에서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 역으로 관객과 만나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극을 이끌며 중심을 잡는다.
   
“빠르면 일주일 안에 적응해요. 원래는 3, 4일 정도에 적응하지만 요즘에는 원캐스트가 아니잖아요. 더블, 트리플 캐스팅이고 우리나라 공연 제작 시스템상 빨리 극장에 들어가 연습할 수 없으니 무대에 설 기회가 적은 거죠. 연습할 때는 관객이 없으니 무대 위에서 로딩 시간이 필요하긴 해요. 완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올라간다는 의미는 아니고요. 관객이 좋아할 거로 생각한 신이 아닐 때도 있고 전혀 예상 못한 신에서 재밌게 보는 신도 있더라고요. 그런 시간까지 적응 기간이라고 보면 일주일 정도면 윤곽이 나와요.”

박건형은 너스레가 섞인 연기를 유쾌하게 소화한다. 최근 진지하고 무거운 역할을 주로 맡아온 만큼 반전 매력을 발산한다. 스스로도 유쾌한 역할에 끌려 ‘바넘: 위대한 쇼맨’에 출연했다고 한다.

“영화를 재밌게 봤어요. 하는 일이 이렇다 보니 ‘물랑루즈’, ‘맘마미아’, 또 이번에 ‘바넘’ 같은 뮤지컬 영화를 좋아하는 편이에요. 이번에 영화(‘위대한 쇼맨’)를 봐서 제안이 들어왔을 때 잘됐다 싶었어요. 이후에 영화와 다르다는 걸 알았고요. 2, 3개의 작품을 하면 1년이라는 시간이 가요. 생각보다 시간이 빨리 지나가는데 가만히 생각해보니 ‘프랑켄슈타인’, ‘모래시계’, ‘인터뷰’ 등 최근 들어 묵직하고 차분한 작품을 많이 했더라고요. 유쾌하고 재밌는 작품을 추가해야 할 것 같을 때 제안이 들어왔어요.”

'바넘 : 위대한 쇼맨'은 서커스를 지상 최대의 엔터테인먼트로 만들어 낸 PT. 바넘의 생애를 기반으로 만든 작품이다.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프로덕션 토니상 3개 부분 수상 및 오리지널 런던 프로덕션 올리비에상 남자주연상을 받았다. 

주인공인 피니어스 테일러 바넘은 흥행의 천재이자 대중을 즐겁게 만들어주는 ‘쇼맨’을 자신의 생업으로 삼은 남자다. 극은 쇼비즈니스 업자로서 유쾌하고 넉살을 지닌 면모를 부각한다. 박건형은 “저 그렇게 진지한 사람이 아니에요”라며 바넘이란 역할에 동화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매번 어떤 작품을 할 때 저 인물은 뭘까하는 생각보다 내게 저 모습은 어디에 있을까는 식으로 접근해요. 작품의 인물과 나를 계속 바라보게 하는 거죠. 분명히 저 모습이 있다 하면 그런 부분을 살려보려고 해요. 이해가지 않는 행동도 있지만 지금은 거의 동기화됐어요. 작품 초반에 연습할 때는 그런 부분 때문에 많이 부딪히거든요. 일단 대본 자체가 너무 어려웠어요. 외국 작품인데 미국식 코미디어서 번역할 때 뭐가 웃긴거지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우리 식으로 개그 코드를 짜야 하는데 그게 고민이었죠. 

저는 웃음에 대해서는 많이 객관적, 보수적인 편이에요. 우리만 웃길 수도 있다 하는 것 있잖아요. 예능을 촬영할 때도 패널이 웃는 건 정말 웃긴 게 아닐 수도 있어요. 정말 웃긴 건 카메라 감독이 웃을 때에요. 그래서 더 까다로운 부분이 있어요. 딱 맞아 떨어지는 정교한 걸 좋아해요. 코미디는 템포와 타이밍이 중요한데 저 혼자 해선 안 되는 거고요.”

넉살을 담은 대사 뿐만 아니라 장미를 꺼내는 마술을 한다거나 오페라 가수 제니 린드와 코믹하게 손끝을 맞대는 등 코믹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대사가 애드리브처럼 느껴지는 건 그만큼 위트있게 표현한 거로 생각해요. 제스처라든지 조금 더 과장된 표현도 있어요. 품격 있는 여성인 제니 린드가 인사하며 손을 건네면 그냥 손 등에 키스하는 게 아닌 같이 손을 내밀어요. 장난인 거죠. 수위가 높으면 무례한 건데 조절을 하는 게 힘들어요. 공연 중 계속 트라이를 하거든요. 공연하면서 진화돼요. 변질이 되면 안 되겠지만. 같은 안무, 같은 대본, 같은 기계적인 세팅 안에서도 매번 다르게 느껴질 것 같아요.” 

남은 기간 동안 더 채울 수 있는 공연으로 만들어가겠단다. 

“빈틈을 찾아내려고 해요. 그 사이에 조금 더 집어넣을 수도 있도록요. 끝나는 날까지 관객이 보기에 조금 더 채울 수 있는 공연이 되도록 빈틈을 찾아볼 생각이에요. 여기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연마할 생각이에요. 나만의 두려운 싸움이죠. (바넘의) 모자가 마치 내 몸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게 목표에요.” (인터뷰②에서 계속)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김한준 기자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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