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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s 인터뷰] 이성민 "'공작', 연기 관성 돌아보게 해…고마운 작품"

기사입력 2018.08.20 15:00 / 기사수정 2018.08.20 13:51


[엑스포츠뉴스 김유진 기자] '이성민 vs 이성민'이라는 말을 나오게 할 만큼, '공작'(감독 윤종빈)과 '목격자' 두 편의 영화로 여름 극장가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 이성민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공작'이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8일 개봉한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라는 암호명으로 북핵의 실체를 파헤치던 안기부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첩보극. 12일 만에 400만 관객을 넘어서며 꾸준한 흥행 중이다.

이성민은 북한의 외화벌이를 책임지고 있는 대외경제위 처장 리명운 역을 연기했다. 출신성분, 당성, 김일성 종합대학 수석 졸업 등 모든 것을 두루 갖춘 엘리트로 북의 고위급 내부로 침투하기 위해선 반드시 거쳐야 할 관문이기도 하다.

자신의 주연작 두 편이 여름 극장가에 나란히 자리하게 될 줄 예상 못했다고 전한 이성민은 "상상도 못했죠"라며 '공작'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공작'은 지난 5월 열린 제71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공식 초청되면서 전 세계 팬들 앞에서 첫 선을 보인 바 있다.

이성민은 "'공작'을 칸에서 보고 국내 언론시사회 때 보고, 두 번을 봤는데 칸에서는 자막 때문인가? 그것 때문에 집중이 잘 안되더라고요. 또 사실 남북의 관계나 서로 다른 점들을 잘 알지 못하고 영화를 보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잖아요. 프랑스에서는 아무래도 이것 때문에 반응이 조금 덜했던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그 이후에 한국에서는 웃으시기도 하고, 객석 반응도 좋은 것 같아서 '한국 영화는 한국 사람이 봐야 하는구나' 생각했었죠"라며 웃었다.


실제로 이성민은 "촬영할 때 힘들게 했었거든요. 속도 많이 썩었었는데, 결과가 잘 나와서 다행이에요"라고 안도하며 '공작'과 함께 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먼저 대본을 분석했죠. 그리고 외형이 어떤 모습일지 그런 부분을 감독님, 분장팀과 상의하면서 하나씩 결정을 했죠. 사실적인 외형을 구현하려고 했었고, 안경을 쓰면 좋을 것 같다고 하셔서 안경도 썼었고요. 흑금성(황정민 분)도 저를 만날 때 안경을 끼고 있잖아요. 상징적인 의미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만큼 안경 하나도 신중하게 선택하면서 꾸며나갔어요."

스크린에 드러난, 자신이 연기한 리명운의 모습을 본 이성민은 "제가 시나리오를 보기 전에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예민하고, 신중한 사람이면서 또 겁도 많고, 영리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또 생각보다 많이 따뜻하다는 생각도 들었어요"라고 생각했다는 이야기도 함께 덧붙였다.

'이 신에서는 이렇게 연기해야 하는데…'라고 마음을 먹었지만, 실제 촬영을 이어갈 때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아 적잖이 고생도 했다.

"(연기)기술적인 부분도 있었던 것 같고요. 배우로서 제게 오랫동안, 나쁜 버릇이 들어있었을 수도 있었을 것이잖아요. '공작'에서는 정제되고 절제된 연기 사이에 감정이나 심리, 정서를 살짝 보여줘야 하는데 그 전에 단순하고 과하게 연기를 해왔던 관성이 있던 상태에서 '공작'의 연기를 해야 하니 힘들었던 게 아닐까 해요.

(황)정민이가 '공작'을 두고 셰익스피어의 연극을 하는 느낌이라고 말하기도 했었는데, 정말 그 표현이 맞는 것 같더라고요. 돌이켜보면 저도 지금보다 어렸을 시절에는 그렇게 작품을 하면서 힘들어하곤 했었던 것 같아요. 지금 이 나이에 다시 이런 경험을 할 수 있었던 게 다행이고 고맙다고 생각해요. 힘들었지만 한 번 더 생각하고, 알고, 짚고 넘어갈 수 있었으니까요."


가장 힘들었던 장면으로 흑금성과 리명운이 고려관에서 처음으로 만나는 모습을 꼽은 이성민은 "지옥 같았어요"라고 웃으면서 "지금도 또렷해요. 이틀을 촬영했는데, 첫째 날 정말 너무 힘들었거든요. 다행히 이틀째 많이 회복이 됐는데, 알고 보니 (황)정민이도 그때가 힘들었다고 하더라고요"라며 다시 한 번 미소를 보였다.

자신만이 아닌, 다른 동료 배우들 모두 연기하면서 힘든 감정을 겪었다는 것을 알게 된 이후로는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또 공감해나갔다.

이성민은 "감독님도 티를 안내셨을 뿐이지, 저희와 마찬가지로 힘들어하셨다는 것을 알게 됐죠. '나만 그런 게 아니구나' 생각하면서 늘 함께 뭉쳐다녔어요"라며 "저녁에 함께 밥 먹고, 맥주 한 잔 마시면서 서로 의지했었죠. 그렇게 하니 연기하면서의 호흡도 더 좋아지더라고요"라고 말을 이었다.

올해의 여름을 맞이하는 이성민의 마음은 좀 더 특별했다. "8월에는 하루도 쉬는 날이 없는 것 같아요. 감기만 안 걸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있죠. 당연히 영화가 잘 된다면 쉬지 못해도 피곤하지 않겠죠? 잠을 못 자도 괜찮을 것이에요"라고 이야기를 전한 이성민은 "저희 배우들, 감히 말씀드리지만 정말 잘했습니다"라고 '공작'에 대한 애정과 함께 기대를 당부했다.

slowlife@xportsnews.com /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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