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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P창간기획] '아마추어→프로듀서' 랩몬스터의 발자취(인터뷰③)

기사입력 2016.09.14 08:30 / 기사수정 2016.09.13 10:37


[엑스포츠뉴스 전아람 기자] 그룹 방탄소년단의 리더이자 메인래퍼를 맡고 있는 랩몬스터(본명 김남준)는 아마추어로 활동하다 지난 2013년 6월, 가요계에 정식으로 데뷔해 어느덧 K-POP 한류를 이끄는 아티스트로 우뚝 성장했다. 

현재 자신이 '안심하고 음악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밝힌 랩몬스터. 그는 약 1년 전부터 프로듀싱을 시작해 팀 앨범은 물론, 최근 대선배인 옴므(이현, 창민)에게 신곡 '딜레마'까지 선물하며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엑스포츠뉴스는 창간 9주년을 맞아 아이돌을 넘어 아티스트의 길로 나아가는 차세대 프로듀서들을 만나 그들의 음악 이야기를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다. 마지막 타자는 이제 진짜 '프로듀서'라 칭해도 결코 어색하지 않은 랩몬스터와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인터뷰를 일문일답.

◆방탄소년단이 국내 뿐 아니라 해외팬도 어마어마 해요. 인기 실감 하세요?
- 나가면 실감해요. 큰 무대를 할 때 관계자 분들이 '얼마만에 티켓이 매진 됐다' 그런 이야기를 해주니까 신기해요. 우리가 갔을 때 해외 팬들이 좋아해주시는 걸 보면 복 받았다는 생각이 들어요. 미디어가 활발한 이 시대에 활동한다는 게 감사해요. 그 덕을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우릴 쉽게 접할 수 있고, 좋은 것 같아요

◆해외 인기 비결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 우리가 본업에 충실하다는 게 클 것 같아요. 우리가 매 순간 노래를 열심히 하고, 만들고 잘 해야한다고 생각해요. 노래, 춤, 퍼포먼스를 열심히 해내는 게 첫 번째인 것 같아요. 거기서 추가 되는 게 있다면 많은 분들이 요즘 K-POP이 단순히 퍼포먼스 뿐만 아니라 인간까지 좋아해주는 것 같아요. 우리끼리의 우애도 플러스가 된다고 생각해요. SNS 등을 통해 동영상도 많이 접할 수 있다 보니 연예인과 팬이 아니라 좀 더 가깝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랩몬스터 하면, 프로듀싱을 하는 아이돌로 손꼽혀요. 프로듀싱을 시작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 프로듀싱이라는 개념이 모호해요. 이런 상황에서 프로듀싱이란 말을 이렇게 쓰는 사람이 있고, 아닌 사람이 있는데 프로듀싱 하면 편곡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편곡은 악기를 구현하고, 멜로디 배경이 되는 악기를 만들어내고 배치하는 작업을 말해요. 단순히 멜로디를 만드는 작업과 달라요. 요즘엔 다들 잘하기 때문에 저도 한계를 느껴서 시작한지 1년이 안 돼요. 키보드 가져다놓고 시작한지 1년이 안 됐는데 그래서 아직은 많이 어려워요. 기계를 다루는 작업이 능숙하지 않아서 배우고 있어요. 저는 늘 작곡을 하고 싶었어요. 작곡이란 게.. 멜로디를 쓰고 싶었어요. 혼자 쓴지는 5년 정도 됐어요. 2012년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했는데 랩 말고, 노래도 하고 싶었어요. 내 노래를 만들고 싶었어요. 제 스펙트럼을 넓히고 싶어서 멜로디를 혼자 계속 써왔어요. 저도 트렌드에 민감하기도 하고, 욕심도 커요.

◆과거 믹스테이프를 발표했는데, 그걸 통해 전하고 싶은 메시지가 무엇이었나요?
- 당시에는 메시지보다 그냥 내고 싶었어요. 뭔가 화가 나 있었어요. 나한테였는지 세상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내 이야기를 해야한다는 생각 뿐이었어요. 다시 들어도 제가 무슨 이야기 한지 모르겠어요. 그냥 내자는 생각이었어요. 그때는 제가 편곡을 못 했었기 때문에 많이 부족했죠. 내가 내 이야기를 하는데 있어 한계가 있었고, 남의 트랩을 가져와서 그 위에 만들었기 때문에 한계가 있었어요. 만감이 교차하는 애증의 믹스테이프예요.

◆곡을 만들고, 가사 쓸 때 주로 영감은 어디서 얻나요?
- 곡을 안 쓰려고 할 때 영감이 생각나요. 그냥 한강을 가거나 끝나고 퇴근할 때 뭘 해야겠다는 생각이 많이 나요. 영화 볼 때 무심코 대사나 장면에서 저런 거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어요. 많이 적어놓는데 100개 적어놓으면 실제 하는 건 3~4개 밖에 안돼요.

◆지금까지 만든 곡 중 가장 애착 가는 곡은 무엇인가요?
- 제가 방탄소년단 노래 중 'Young Forever(영 포에버)'를 처음 프로듀싱 했는데 제가 처음 제대로 해서 세상에 나갔기 때문에 가장 애착이 드는 것 같아요. 최근 작업한 옴므의 '딜레마'라는 노래도 남한테 처음 써준 곡이라 앞으로 애착이 많이 가지 않을까 생각해요. 항상 최초가 의미가 있잖아요.

◆아이돌과 프로듀서로서의 괴리감이 있나요?
- 괴리라기 보다 프로듀서와 아이돌은 충분히 교차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지금 아이돌인데 프로듀싱을 잘하는 분들이 많잖아요. 다만 한 가지 차이를 느끼는 게 있다면 방탄소년단 앨범을 내가 프로듀서로서 작업할 때, 옴므 곡을 작업할 때, 내 곡을 만들 때 굉장히 달라요. 다른 페르소나 같은 게 생겨요. 굉장히 묘해요. 내 곡을 프로듀싱 할 때는 아무것도 신경 안 쓰고 느낌만 쫓아가는 느낌이고, 방탄소년단 할 때는 많은 사람이 들었을 때를 생각해요. 대중에게 사랑 받아야하고 아이돌이고 다같이 부르고 들어야하기 때문에 느낌만 쫓아가서는 안돼요. 여러가지 시장성, 트렌드, 기술적으로도 생각해야 해요. 또 다른 사람에게 주는 곡은 남한테 줘야하니 그들과 내가 하고 싶은 것의 괴리를 좁히는 것을 많이 생각해요. 그 3가지가 달라서 옮겨다니는 게 쉽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

◆곡을 만들면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 멜로디랑 가사가 나한테 얼마나 울림이 있는지를 봐요. 물론 방탄소년단으로 작업할 때는 많은 분들이 들었을 때를 생각하죠. 나 스스로 괜찮다는 생각이 안 들면 나가서 많은 사랑을 받아도 별로일 것 같아요. 내 스스로 노래를 곱씹어 봤을 때 노래랑 가사, 멜로디, 악기들이 울림이 있느냐가 정말 중요해요. 자기만족이나 마찬가지죠.

◆곡을 만들면서 꼭 지키려고 하는 음악적인 소신이 있나요?
- '소신이 없다'가 제 소신이에요. 기술적으로 해보니 가요의 법칙이 있긴 해요. 하지만 그런 것에 얽매이지 말자가 소신이에요. 거기서 하다보면 뻔해질 것 같아요. 내 마음대로 만들어놓고 나서 여러가지 남들 이야기와 법칙을 가공하면 되더라고요. 내 스스로 여기에서 이걸 할거야라고 정해두고, 그걸 꼭 지킨다고 생각하면 지금 프로듀싱한지 얼마 안돼서 모르겠지만 연차가 쌓이면 갇힐 것 같더라고요. 그런 걸 경계하려고 해요.

◆직접 만든 곡을 꼭 선물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요?
- 프로듀서로서 가창력이 멋진 가수에게 곡을 준다는 건 아주 좋은 영광이죠. 하지만 아직 생각해본 적은 없어요. 옴므에게 곡을 준 것은 운이 좋았어요. 아직까지 외부 작업을 크게 해본 게 아니라 프로듀서로서 역량이 얼마나 되는지 모르겠어요. 함께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싶은 분들은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성향의 분들이 제 목소리가 낮아서 그런지 상대적으로 높은 음역대나 얇은 톤의 분들을 좋아해요. 개인적으로 여성 보컬이 많아요. 윤하, 이소라, 김윤아 등 슬픈 감성을 가진 분들과 꼭 한 번 해보고 싶어요. 피처링이든 뭐든 같이 작업해보고 싶어요.

◆앞으로 어떤 음악을 하고 싶나요?
-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처럼 내가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을 깨닫게 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디어 마이 프렌즈'가 제게 카타르시스를 줬어요. '부모님에게도 청춘이 있었다' 등 내가 느껴봤지만 몰랐던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줬죠. 저도 그런 음악을 하고 싶어요.

◆최종목표나 꿈은 무엇인가요?
- 누군가의 인생 플레이 리스트에 남을 수 있는 노래를 하나라도 더 만들 수 있는 것이 목표예요.

◆엑스포츠뉴스 창간 9주년 축하인사 부탁드려요.
-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제가 작사한지 10년 됐고, 랩을 처음 녹음해서 낸 게 2007년 7월이었어요. 저도 랩을 한지 9년 됐어요. 내년 이맘 때쯤 되면 랩 한다는 게 이런 느낌이구나를 알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도 '뭐하나 10년 하면 알 수 있어. 그게 뭔지 알수 있을거야'라고 하셨었거든요. 엑스포츠뉴스도 9년이 됐으니 소속된 사람들이 그게 무슨 느낌인지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지금 그런 시기일 것 같아서 더 축하드려요. 엑스포츠뉴스 90주년까지 가길 바랍니다!

kindbelle@xportsnews.com / 사진=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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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아람 기자 kindbell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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