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모든 일에 자신감 넘치고 활동적인 설희처럼 이청아도 열정적인 에너지의 소유자다. 외모만 보고 단아할 줄만 알았다면 편견이다. 스키, 서핑이 취미이고 볼링, 골프 등도 배우고 싶단다. 어딘지 설희와 비슷한 면모가 있어 보이는 그는 "설희를 닮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씩씩한 점이 설희와 닮았어요. 사실 작품이 끝날 때마다 캐릭터의 성격이 제 성격 같아져서 헷갈리긴 하는데 제 성격은 걱정도 많고 배려도 많은 편이라 남에게 상처 주는 걸 신경 쓰는 편이에요. 설희가 자기에게 더 집중하는 모습이 부럽고 닮고 싶어요. 예전에는 조바심이 많았지만 이제는 얻을 게 있으면 주사위를 던지는 성격이 된 것 같아요.”
'운빨 로맨스'는 멋진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었던 것 뿐 아니라 이청아의 새로운 매력을 발견하게 한 작품이다. 똑 부러지는 비즈니스 능력과 세련미로 똘똘 뭉친 한설희로 분해 다채로운 모습을 자랑했다. 사실 작품과 캐릭터를 잘 만나는 것도 배우에게는 큰 ‘복’일 터다. 이청아의 ‘운빨’이 궁금해졌다.
“제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1번 배울 게 있느냐, 2번 재밌겠느냐에요. 무조건 열심히 해서 두 개 중에 하나만 충족돼도 좋겠다 싶어요. 아 한 개가 더 있어요. 나의 배우 인생에 도움이 될 것이냐죠. ‘운빨로맨스’를 들어갈 때 마음은 3번이었는데 나올 때는 1,2,3 다 충족됐어요.”
이청아는 2002년 영화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으로 데뷔한 뒤 꾸준히 한 길만 달려왔다. ‘늑대의 유혹’, ‘동갑내기 과외하기 레슨2’, ‘연평해전’, 드라마 ‘해변으로 가요’, ‘다 함께 차차차’, ‘꽃미남 라면가게’, ‘라이더스: 내일을 잡아라’, ‘뱀파이어 탐정’까지 다양한 작품에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저는 굉장히 운이 좋은 것 아닐까요. 학교 친구들이나 현장에서 만나는 친구들을 보면 배우를 꿈꾸고 기회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알게 돼요. 이때까지 연기할 수 있다는 것 자체는 엄청난 운이죠. 물론 노력은 있지만 제 노력만으로 기회가 안 올 때도 있잖아요. 그런 면에서는 감사해요. 운이 있어도 노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못 잡을 때도 있죠. 놓친 기회도 많을 거고요. 이제는 오는 운은 다 받을 수 있는 준비가 돼 있고 그렇게 지내야 한다는 생각을 해요.”
그의 말대로 노력에 운이 더해져 다양한 작품을 만났고, 배우로의 입지를 다질 수 있었다. 그중 강동원과 호흡을 맞춘 ‘늑대의 유혹’을 빼놓을 수 없다. 단숨에 이청아라는 배우의 얼굴과 인기를 알리게 했다.
이청아는 2000년대 인기를 끌었던 동명의 인터넷 소설을 원작으로 한 ‘늑대의 유혹’에서 여주인공으로 열연했다. 당시 제28회 황금촬영상과 제42회 대종상영화제 신인여우상을 받기도 했다.
“‘늑대의 유혹’ 같은 캐릭터를 해본 지 오래됐어요. 정말 순하고 어리바리하고...'늑대의 유혹' 같은 역할이 올런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캐릭터를 하면 그때의 기억으로 좋아하시겠다 싶어요. 착한 역할을 하면 마음이 편해요. 내가 나를 괴롭히지 않는 역할이랄까. 당하는 게 오히려 속이 편하죠. 나쁜 역할을 하면 어쩔 수 없이 나쁜 행동에 대한 타당성을 찾아야 해서 정말 그렇게 돼요. 굉장히 금방 익숙해져서 나쁜 물을 들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웃음)
데뷔 14년 여 동안 여러 작품에서 이청아만의 색깔을 쌓아 올린 그는 “지금껏 안 해본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며 또 다른 포부를 밝혔다. 앞으로의 연기생활도 무궁무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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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하고 드라이한 성격의 역할도 안 해봐서 재밌을 것 같아요. 트라우마 있는 역할이나 많이 배우고 공부하는 역할이 좋아요. 의사나 변호사 역할도 안 해본 것 같고요. 액션도 하고 싶은데 ‘뱀파이어 탐정’에서 최종 보스여서 몸 쓰는 일을 못 했네요. 이제야 다양한 역할을 한다는 느낌이 들어요. ‘뱀파이어 탐정’ 때 사랑에 충실한 요나의 연기가 너무 재밌더라고요. 처음 해보는 연기라 눈빛을 만드는 게 재밌어요. 시즌2나 스핀오프가 생긴다면 또 한번 보여주고 싶네요.”
khj3330@xportsnews.com / 사진 = 김한준 기자, 스틸컷
[XP인터뷰①] 이청아 "'운빨로맨스' 하길 참 잘했죠"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